[미디어펜=장윤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확장적 재정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세' 추진을 시사하면서 재계와 당내외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이란 발제문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복지 확충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장기적인 증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 서 '조건없는 국회정상화, 돌아오라 자유한국당' 피켓을 들고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 부의장은 이어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노후한 사회간접자본을 개·보수하는 데 투자하고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를 확충했다"며 "경제정책 방향이 적절했고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해 증세론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이 최근 한달 사이 증세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너무 낮다.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권고한 만큼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유승민 전 한나라당 의원의 유명한 말이 있다"며 "우리나라 추경 예산안이 작년 470조에서 500조 이상으로 편성됐는데 결국에 30조 이상의 세금 확충이 더 필요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이에 야당은 "증세가 아니라 감세를 해야한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 찾기' 세미나에서 "내년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어서고 공기업 부채까지 합하면 60%를 초과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국민세금으로 돌리는 세금 포퓰리즘을 하겠다는 것임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당내 회의에서 "국가 경제가 갈수록 악화하는데 민주당에서 증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은 증세가 아닌 감세로 국가 경제를 살릴 때다. 민주당과 정부는 즉각 철회하라"고 피력했다.
더욱이 재계에서는 문재인정부의 무분별한 증세 추진으로 인해 재정적자도 갈수록 커지고 법인세도 올라 해외로의 자본 이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 1월2일 발표한 '2019~205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통합재정수지는 2018년 30조 8000억원 2019년 9조 2000억원을 거쳐 내년 사상 최초로 적자(-13조 7000억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지표다.
증세에 따른 법인세 인상도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으로 각국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지만 한국은 문정부에 들어와 지속적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지방 소득세 포함 27.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율 순위가 OECD 23위에서 11위로 급상승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칠레, 그리스 등 재정위기로 불가피하게 법인세를 올린 6~7개국 외에 한국만 거꾸로 법인세를 올렸다"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외국기업과 해외자본을 국내에 잡아두기 위해서도 법인세 측면에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장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