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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K이노-LG화학간 '시빌워' 보며 미소

2019-06-03 14:30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기술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소후(Sohu)는 '기업 내부 환경 문제…한국 배터리 제조사 LG 인재 유출의 주 원인'이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이 '배터리 굴기'를 준비하면서 대규모 투자하는 시점에 한국의 고급 인력이 중요한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후는 "우수 R&D 인력 확보는 배터리업계 성공의 핵심으로,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은 거액의 투자 외에도 고급 인재 모셔오기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최근 중국 주요 배터리 회사가 SK이노베이션·LG화학·삼성SDI 등 대기업의 R&D 및 엔지니어링 인력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재 빼가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왼쪽)·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각 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내전'을 벌이는 동안 중국 항공사들이 기장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인력을 스카웃했던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4월 29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정 리튬이온배터리 △배터리셀 △배터리 모듈 △배터리팩 △배터리 부품 △제조공정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며 SK이노베이션·SK배터리아메리카를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 수입배제 명령'과 '영업비밀 침해 중지 명령'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ITC는 이들 회사에 대한 조사개시를 결정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명예훼손 및 사업지연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비롯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는 미국 관세법 위반"이라면서 "조사개시 결정을 환영하며, 경쟁사의 부당한 영업비밀 침해 내용이 명백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탑재량/자료=SNE리서치



업계는 이번 다툼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CATL와 BYD의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탑재량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85.9% 늘어나는 동안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129.1%에 그쳤다.

또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1.2%포인트 늘어난 반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1.6%포인트 떨어진 상황에서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에 타격이 발생하는 등 양국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고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밸류체인 전체가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런 식의 경쟁사 깎아 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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