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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부산공장 셧다운 예고…부산공장 운명은?

2019-06-03 13:08 | 김상준 기자 | romantice@daum.net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글로벌 얼라이언스 경쟁력이 떨어지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일감절벽에 내몰리며, 이번 달 최장 사흘간 셧다운에 들어간다. 

이와 별개로 르노삼성 노조는 4일까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전면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회사에 임금인상과 근무여건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29차 본교섭을 앞두고 교섭 대표 간 논의를 진행한다. 노조는 본인들이 요구하는 합의안을 들어주지 않으면 4일  전면파업을 회사 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으로 멈춰 선 르노삼성 공장 / 사진=르노삼성



이대로 전면파업이 성사된다면 르노·피아트 간의 합병 논의와 맞물리면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이대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가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달 21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반대로 부결시킨 이후 지금까지 천막농성을 진행하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사측은 극한 대립각을 세우며,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 사측은 직원 2300여명을 한꺼번에 휴가 보낸다는 명목으로 6월 중 공장 셧다운에 들어갈 예정이다. 단체협약에 있는 '프리미엄 휴가제도'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상은 일감절벽에 내몰려 공장가동 필요성이 없는 상태로 내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장이 존폐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에도 노조 측은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CEO가 불통의 자세로, 협상에 임하지 않으려고 한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임단협 잠정 합의 찬반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돼 경영 정상화가 되기를 원했지만, 반대로 부결되면서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궁지에 몰린 상태다.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르노·피아트 간의 합병 논의 건이 긍정적으로 진행된다면, 르노삼성의 입지는 더욱 축소되거나 아예 생산 공장 후보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르노삼성 공장에서 제작되던 수출 물량을 피아트 산하의 북미 공장, 유럽 공장으로 전환 생산하면 되기 때문에,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폐쇄해도 르노 측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 르노 본사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지난 1년간 62차례에 달하는 파업으로 인해 2806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힌 것에 대해 심기가 매우 불편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르노 수뇌부에서는 르노삼성에 수차례 경고를 한 바 있다.

장기간 이어진 노사갈등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빚어졌고, 그로 인해 르노 본사로부터 받은 닛산 로그 생산분의 40%를 일본 닛산 공장으로 빼앗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르노삼성 공장의 폐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공장의 일거리 절반이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국내 판매 중인 SM3의 판매단종까지 거론되고 있어 일거리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더욱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되는 일부 물량까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는 르노삼성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파행이 지속 되면서 르노삼성차의 1·2차 협력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납품하던 A회사는 최근 공장을 폐쇄했다. 지속되는 르노삼성 공장 셧다운과 차량 생산량 감소로 인해, 일감이 줄어들어 경영에 차질이 생겼고 그로 인해 직원들이 대규모 이탈을 막지 못해 결국 공장폐쇄를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은 A사뿐만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6~7개 르노삼성 납품공장도 똑같이 공장폐쇄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악영향은 부품 업체의 도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피아트의 합병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합병이 성사될 경우 냉정하게 말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현재 르노 수뇌부는 이번 전면파업이 진행되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면서 "전면파업이 벌어질 경우 이를 빌미로 향후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폐쇄 명분으로 내세우고, 생산 물량 전부를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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