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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법 둔채 삼성 현대차 투자확대 기대'No'

2014-08-10 15:53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문제제기

지난 수년간 경제민주화를 위해 국회와 정부는 시장 배분적 규제를 입법화하면서 소득격차, 지역불균형, 복지, 사회갈등, 시장상권 위축 등과 같은 사회적 현상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러한 현상들이 개선되기 보다는 오히려 경제가 위축되는 등 시장의 실패가 확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회의 지속적인 민생법률의 제개정에도 불구하고 일명 시장의 실패가 확대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시급한 실정임은 분명하다. 물론,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도하는 사내유보금 과세 논의를 보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투자위축현상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투자가 위축되는 경우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전반적으로 투자여력이 없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할 여력은 있으나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경우이다.
 

최근 현상은 최경환경제팀의 사내유보금 과세 정책에서 볼 수 있듯이 투자여력은 있으되,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된대서 찾아 볼 수 있다고 본다. 투자란 손실의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재산권 보호와 행동의 자유, 자기결정권, 계약의 자유, 사적 자치, 자기책임이라는 사법영역의 원칙들이 보장되어야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발생한 일명 경제민주화입법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즉, 사법영역에 속해있던 많은 투자관련 법 규정들이 경제민주화입법을 통해 공법의 영역으로 이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투자위축은 당연히 예견되었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은 사법의 공법화 심화 현상 초래

경제민주화 입법과 더불어 최근 사법이 공법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함과 동시에 투자 위축이라는 시장의 실패를 초래하였다고 할 수 있다. 즉,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행해지는 국민간의 법률행위를 규율하는 사법(私法)의 내용들이 경제민주화의 열풍과 더불어 각종 제재가 수반되는 공법들에 편입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는 사법적(私法的)  구성요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급거래에 대하여 과징금이나 형사벌을 가하는 공법인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이하 “하도급법”이라 함)이 규율하는가 하면, 상법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내용들이 의무규정들로 입법화되면서 법무부가 상법시행령을 제정하는 등 규제기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일감몰아주기 규제라는 명목 하에 사적 거래를 통제하는 법령개정작업도 진행됨으로써 사법의 공법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법의 공법화는 국민 개개인의 사적 거래와 재산권 행사를 정부가 통제하는 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이들에 대한 제한은 정당성을 갖지만, 그것도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적 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의 제한만 인정된다.
 

입법론적으로 1970년대부터 소비자거래분야에서 사적 거래를 선도적으로 공법화 했던 독일이 2002년에 소비자보호규제 관련 공법규정을 민법전에 편입시키는 공법의 사법화를 대대적으로 단행한 바 있다. 즉, 1970대 후반부터 독일이 제정했던 약관규제법이나 방문판매법, 할부거래법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공법규정들을 2002년에 민법에 포함시키는 등 종래의 사적거래 통제입법들을 다시 사법영역으로 귀환시키는 작업들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사법의 공법화가 갖는 부작용들을 개선하기 위한 독일 입법부의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입법 역사를 보건대 선진국들은 전통적인 사법영역에 속한 기업활동이나 거래, 계약들에 대하여는 사적 자치를 보장하는 사법의 틀 속에서 이를 규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불가피하게 정부가 나서서 이를 제재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매우 신중한 입법태도를 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경제민주화 입법 열풍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기준을 놓고 볼 때 선진 각국들의 입법경향과는 정반대로 진행되었고 급기야는 시장의 실패라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있다.

사법의 공법화, 투자위축 부작용 초래

경제민주화와 사법의 공법화에 의한 시장의 실패의 대표적인 결과는 투자위축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예산안에 따르면 전체예산은 357조 7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4.6% 증가하였으며, 이중에서 보건·복지·고용예산은 105조 8726억원으로 전년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산업·중소기업·에너지분야 예산은 15조2528억원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하였으며, SOC 예산은 23조2621억원으로 전년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비성예산은 증가한 반면 투자성 예산이 감소하여 향후 시장에 공공투자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관련 부분에 정부가 지출을 줄인 만큼, 민간부분이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민간부분의 투자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013년 9월 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투자율이 2011년부터 점차적으로 하락하다가 2013년 2분기에 이르러 급속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더욱 심각한 것은 내국인의 국내투자율은 하락한 반면에 국외투자율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총투자율은 전분기(26.8%)보다 1.9%p 하락한 24.9%를 기록한 반면 국외투자율은 6.6%로 전분기(4.4%)보다 2.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투자자들이 국내투자 보다는 국외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국내자본시장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면서, 기업들이 유가증권상장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는 유인도 점차 감소하는 등 자본시장이 점차적으로 위축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가계부문으로 이전하거나 투자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내유보금의 과세방안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를 하반기 경제 운용 방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기업들의 사내유보율(이익잉여금/총자산)이 2001년 4.6%에 불과했지만 2002년 11.9%로 급증한 뒤 현재는 20%대에 올라서 있으며, 국내 10대그룹(금융사 제외)의 사내유보금은 2013년 6월 말 기준 477조원에 이를 정도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박근혜 정부가 시장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해법은 경제민주화와 사법의 공법화로 인하여 발생한 부작용, 특히 투자위축을 투자활성화로 전환시키는 법제도적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 자유경제원이 7일 <정치실패 중심에 선 대한민국 국회-진단과 해법>이란 정책토론회를 갖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삼현 숭실대 교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2기 경제팀이 경제활성화에 성공하려면 경제민주화 악법들을 조속히 철폐하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도급규제, 일감몰아주기 규제, 순환출자 규제, 회사기회유용금지, 자기거래 규제 등은 사법의 영역을 공법으로 강화한 것으로 과도한 재산권침해와 과잉규제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사법영역을 공격적으로 공법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이 사회주의국가, 전체주의국가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왼쪽부터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경제센터소장, 현진권 원장, 전삼현 숭실대 교수, 이영조 경희대 교수


시장의 실패 극복을 위한 전제조건

박근혜정부의 국민행복시대에 대한 재해석 필요

박근혜정부는 “국민행복 시대”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경제민주화를 제시하였으며, 2013년에는 경제민주화입법이 대대적으로 단행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민주화입법이 헌법상 명문화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의 핵심내용을 이루는 국민들의 사적 자치를 가능한 한 법률로 통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사법의 영역을 축소시키고 공법의 영역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국민행복시대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을 구성하고 있는 사적 자치와 계약의 자유를 확대할 때 비로소 달성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도 판례에서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의 행복추구권 속에 함축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은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입법 기타 국정상 최대의 존중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일반적 행동자유권에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 즉 부작위의 자유도 포함되는 것으로, 법률행위의 영역에 있어서는 계약을 체결할 것인가의 여부, 체결한다면 어떠한 내용의, 어떠한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느냐 하는 것도 당사자 자신이 자기의사로 결정하는 자유 뿐만 아니라 원치 않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자유 즉 원치 않는 계약의 체결은 법이나 국가에 의하여 강제받지 않을 자유인 이른바 계약자유의 원칙도, 여기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으로부터 파생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헌법재판소 판례에서도 “사적 자치는 계약의 자유·소유권의 자유·결사의 자유·유언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그 구성요소로 하고 있으며, 그 중 계약의 자유는 사적 자치가 실현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계약의 자유는 다시 계약체결의 자유, 상대방선택의 자유, 방식의 자유, 계약의 변경 또는 해소의 자유를 포함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볼 때에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행복시대는 사적 자치와 계약의 자유를 확대하여 사법의 영역을 확대하고 공법의 영역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경제민주화입법을 추진할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공공복리를 앞세운 포퓰리즘 입법의 헌법적 한계 설정

헌법재판소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정의함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정의한 내용 중 사법(私法)과 관련된 부분은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라고 한 바 있다.

따라서 사법(私法)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위반의 판단기준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헌법은 제23조와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 제119조 제1항에서는 사적자치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질서의 기본원리를 규정하고 있으며, 제10조에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적인 권리를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어느 정도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통제가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민주화에 의한 사법의 공법화 현황을 분석하고, 이러한 현상이 헌법 제11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 및 제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에 내재된 사적자치 원칙의 본질에 반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한 사법의 공법화 논란이 있는 규정들이 헌법 제23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산권보장 원칙의 본질을 침해하는지 여부, 그리고 그러한 제한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가 병합하여 심리한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함) 위헌제청” 사건에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한 헌법 제23조, 제37조 제2항 및 경제질서의 기본원리를 규정한 헌법 제119조 제1항의 위반여부를 판단하면서 간접적으로 사법의 공법화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사적 거래를 통제하는 입법 자체를 위헌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반사회성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과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았다.
 

즉, 부동산실명법 위헌판결에서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한 기존 명의신탁자 등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때는 입법 기술상 명의신탁이 탈세나 투기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었는지 여부와 그로 인하여 이득을 얻었는지, 실명등기의무 지체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위반유형별로 차등부과의 방법을 규정하지 않은 법규정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실명법상의 명의신탁무효규정은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지만 방법이 적절하지 않으며,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규정도 아니고,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재산권행사와 사적자치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므로 위헌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즉,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 난 것으로서 헌법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되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재산권 보장원칙 등을 희생시킨 대표적인 국가편의적 입법의 하나라고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이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위헌적 판단을 하는 기준으로서 3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공공의 복리를 달성할 수 없는 국민의 기본권제한 입법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방법의 적정성). 둘째, 보다 덜 기본권 침해적 방법으로 공공복리를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은 기본적 침해적 입법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피해의 최소성).

셋째, 자유시장 경제질서와 사적자치의 원칙과 같은 헌법상의 기본적 가치들에 대한 희생을 무릅쓰면서까지 사적 자치를 제한해야 할 공공의 필요성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적 자치를 통제하는 극단적 방법을 여전히 사용하는 것은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재산권행사와 사적자치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법익의 균형성).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는 사적 자치의 제한은 설령 공공복리의 필요성이 존재하더라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입법화되었던 경제민주화입법들의 위헌성 여부를 심도있게 검토한 후 국회의 입법에 관한 헌법적 한계를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시급한 사법의 공법화 개선 과제

사법의 공법화 심화 현상은  피지배적 사업자 보호라는 기대공익과 대기업의 사적 자치제한으로 인한 시장위축이라는 상실공익간 균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즉,  박근혜정부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않고 법개정안을 마련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 제119조 제2항 서두에서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라는 목표를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의 범위 내에서 실현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경제민주화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에 있는 것이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가 아니다.

따라서 2013년에 완료되었던 경제민주화 입법은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배적인 학자들의 견해는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소극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과 기업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국가의 관여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도록 소극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해석은 헌법 제119조 제2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사법을 공법화시키는 시장배분적 규제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경제민주화입법이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헌법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되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재산권 보장원칙 등을 희생시키는 입법은 시급히 재개정을 할 필요가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재산권 보장원칙 등을 희생시키는 입법은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투자를 위축시키는 경제민주화 입법들에 대한 대대적인 재개정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개정되어야 할 경제민주화 입법들은 무수히 많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으로 사법의 공법화가 가장 심한 하도급법상의 징벌배상제 확대, 공정거래법상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및 신규 순환출자금지, 상법상의 자기거래 규제범위 확대 및 회사기회 유용금지 입법의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7일 열린 <정치실패 중심에 선 대한민국 국회: 진단과 해법>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하도급법상의 징벌배상제의 재개정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통제하는 대표적인 2013년 개정 하도급법은 징벌배상제를 종래의 기술탈취 및 이용의 경우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부당단가인하, 부당한 발주취소, 부당반품’에도 확대적용하였다 (하도급법 제35조). 즉, 원사업자에게는 사적 책임을 과도하게 부과하면서, 수급사업자에게는 손해액보다 3배나 많은 과도한 이득을 얻게 함으로써 공공의 복리와는 관계없는 기본권제한 경제민주화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하도급법은 정부주도형 산업구조가 민간주도형 산업구조로 전환되는 시점인 1984년 제정된 것으로 전형적인 정부주도형 산업체제의 유물로서 대표적인 사법의 공법화 법률이다. 이 하도급법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간의 대등한 지위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만큼 수급사업자를 강력히 보호하는 법률로서 사업자간의 거래를 규제하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통제적 법률이다.

사법상(私法上) 법률관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자기책임하에서 규율하고, 국가는 이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근대 사법의 원칙인 사적 자치의 원칙과 계약자유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고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공공의 필요성에 의하여 이 법률을 제정하기는 하였지만, 최근에는 공공의 필요성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2013년 개정하도급법은 2011년 도입된 기술탈취 및 이용에 관한 징벌배상제의 적용범위를 ‘부당단가인하, 부당한 발주취소, 부당반품’에도 확대 적용한 것이다. 금번 징벌배상제 적용확대에 대하여는 다음의 점들이 문제가 된다.
 

우선, 징벌적 배상제는 형식은 민사책임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은 실손해보다 더 많은 배상을 하도록 법제도가 강제한다는 점에서 형사벌적 성격을 갖는다. 

이는 국가가 형사벌로 통제하기에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우회적으로 그 책임을 민사책임으로 변형시킨 대표적인 국가편의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 입법목적도 정당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배상을 허용하는 방법이 적절하지 않은 입법이다. 동시에 원사업자의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규정도 아니고,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사적자치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하는 위헌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하도급법 내에 징벌적 배상제가 도입되면서 대중소기업상생을 실천하는 선의의 원사업자들마저 국내 수급사업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공공의 필요성 마저 없는 국가편의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하도급법은 현행규정만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한 법률로서 하도급 대금의 2배 벌금, 하도급대금의 2배 과징금, 시정명령 모두가 가능하다.
 

이는 입법자는 공익실현을 위하여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입법목적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여러 수단 중에서 되도록 국민의 기본권을 가장 존중하고 기본권을 최소로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도 반하는 경제민주화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은 기본권 행사의 “방법”을 규제하는 규정과 기본권 행사의 “가부(可否)”를 규제하는 규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침해의 최소성의 관점에서, 입법자는 그가 의도하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 기본권을 보다 더 적게 제한하는 단계인 기본권 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제로써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가를 시도하고, 이러한 방법으로는 공익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인 기본권 행사의 가부에 관한 규제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존재하는 현행규정만으로도 공익달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추가로 징벌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됨은 물론이고, 공공의 필요성이 없는 국가편의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활성화는 물론이고,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하여는 하도급법상의 징벌배상제에 대한 재개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개선

2013년 8월 개정 공정거래법은 제23조의 2를 신설하여 일명 일감몰아주기규제라는 이름으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르면 그룹내 계열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일정 비율 이상 (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인 기업의 내부거래행위는 경쟁제한성의 입증 없이도 제재가 가능하도록 했다. 즉,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의 입법목적 마저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사적 자치의 침해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공정위는 해당 불공정거래행위 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중지 및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 계약조항의 삭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기타 시정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했다 (법 제24조). 이는 입법자가 의도하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 기본권을 보다 더 적게 제한하는 단계인 기본권 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제로써 공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도한 후, 그래도 이러한 방법으로는 공익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인 기본권 행사의 가부에 관한 규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는 사적 자치 침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제한성이 없는 계열사간 거래에 대하여도 매출액에 100분의 2를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안 (최대 5억원)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으며 (법 제24조의2 제1항), 추가로 위반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66조 제1항 제9의2호).

이는 경쟁제한성이 없는 사적 거래에 대하여도 과도하게 통제를 가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입법목적도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법 역시 적절하지 않다.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규정도 아니고,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재산권행사와 사적자치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므로 위헌적 법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부당거래의 부당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인 '현저히'를 '상당히'로 바꿔 규제 대상의 범위를 확대했다(법 제23조 제1항 제7호). 또한 ‘지원주체’ 뿐만 아니라 혜택을 받은 ‘지원객체’도 함께 제재하도록 했는가 하면, 기업 간 거래에 총수일가 소유회사가 개입하는 것도 금지시키는 규제를 신설하였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
 

결국 경제민주화 입법이라는 이름으로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재벌기업의 총수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통제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즉, 일감몰아주기를 통하여 중소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입법목적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은 이러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하기 이전부터도 사업자의 담합으로 인한 부당이득액의 구체적인 산정 없이도 단지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3% 범위 내에서 일방적으로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여 과징금 부과에 대한 취소소송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바 있다.
 

일감몰아주기라는 이름으로 총수가 다수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와의 거래를 경쟁제한성이 없더라도 이를 금지시키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 과징금은 물론이고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한 이번 경제민주화입법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시장경제질서를 위해하는 사법의 공법화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사적 자치는 계약의 자유, 소유권의 자유, 결사의 자유, 유언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그 구성요소로 하고 있으며, 그 중 계약의 자유는 사적 자치가 실현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계약의 자유는 다시 계약체결의 자유, 상대방 선택의 자유, 방식의 자유, 계약의 변경 또는 해소의 자유를 포함한다”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우리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사적 자치(私的 自治)의 원칙을 기초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 아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하여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스스로 충족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유재산의 자유로운 이용, 수익과 그 처분 및 상속을 보장하고 있다.
 

결국,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공공의 필요성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사적 자치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국가편의적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활성화는 물론이고,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하여는 공정거래법상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입법에 대한 재개정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신규 순환출자금지규제 개선

정부는 2013년 우리 경제의 경제력집중을 완화와 재벌의 소유구조 투명화를 위하여는 상호출자의 변칙적 회피수단인 ‘순환출자’를 법률로 명확히 금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를 위하여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고, 법 시행이전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3년간의 유예기간 부여하여 순환출자를 해소토록 하고, 이 유예기간 경과 후에는 의결권 제한 및 공공발주 사업 참여시 감점 등 불이익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9조의2).
 

즉, 순환출자의 금지를 위반하여 상호출자, 순환출자를 한 주식에 대하여는 그 시정조치의 명령을 받은 날부터 법위반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해당 주식 전부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였다 (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그리고 순환출자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공정위는 당해 행위의 중지,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의 처분, 임원의 사임, 영업의 양도, 채무보증의 취소,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영업방식 또는 영업범위의 제한, 공시의무의 이행 또는 공시내용의 정정, 기타 법위반상태를 시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 등과 같은 시정조치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16조 제1항).
 

또한 공정위는 순환출자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위반행위로 취득 또는 소유한 주식의 취득가액에 100분의 10을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공정거래법 제17조 제1항).
 

그 동안 재벌 총수들이 편법으로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것은 경영투명성을 해치게 되기 때문에 이를 법률로 차단하여야 한다는 논거로 지난 십 수년간 제기되어 왔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 입법으로는 가장 홍보효과가 큰 법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순환출자를 법률로 차단하는 각국의 입법례가 없고, 지나치게 법률이 경영활동에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발전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 하에 그동안 차일피일 미룬 바 있었다. 그리고 IMF 외환위기를 벗어나고, 16대 대선을 앞둔 2001년 회사법의 기본법인 상법 제342조의2 제3항을 신설하여 전 세계 최초로 손자회사가 모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순환출자 금지제도를 신설한 바 있다.
 

그리고 2006년 2월에는 제17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산업구조개선을 위한 법률을 개정하여 해당기업들에게 5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간접적으로 순환출자고리를 끊는 입법작업을 단행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 2011년 12월 삼성카드가 소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중 합법적 소유허용한도인 5%를 초과하는 지분을 처분하였으며, 이로 인해 삼성그룹은 순환출자금지법 없이도 자율적으로 순환출자고리구조에서 벗어난 바 있다.

강제적으로 처분하는 과정에서 삼성카드사의 주주들은 법률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손해를 본 반면, 이를 인수한 KCC의 주주들은 반사적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순환출자금지와 관련하여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선 규제제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 시점에서 다시 재벌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증손자회사 이하의 회사와의 순환출자는 물론이고 모든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고리 자체를 끊는 법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육성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볼 때에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법제도가 될 수 있다.
 

이는 세계 선진국가들도 가공자본에 대한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하면서도 법률로는 모자회사간 출자만 금지시키는 해법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이는 이번 순환출자금지법이 우리 자본시장은 글로벌스탠드와는 완전히 결별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자본시장의 폐쇄성으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하락할 우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순환출자금지 입법의 필요성으로 재벌의 소유구조투명화를 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재벌의 소유구조를 투명하게 하는 법적 장치를 갖고 있다. 즉, 언론을 통해서 재벌들의 계열사간 소유관계가 도표로 분석되어 나올 만큼 투명화되어 있으며, 그 근저에는 대기업들의 연결재무제표 사용 강제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들의 계열사 지분 소유구조는 물론이고, 대주주의 친인척들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도 매트릭스형태로 분석하여 공개하는 법제도를 갖고 있을 만큼 재벌들의 소유구조가 투명화되어 있다.
 

재벌들의 소유구조투명화라는 이름하에 순환출자금지법제를 만들고 이를 3년 내에 해소하지 못하면 의결권을 제한하고 공공발주사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이는 헌법 제126조와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충성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본다.
 

즉, 자유시장 경제질서와 사적자치의 원칙과 같은 헌법상의 기본적 가치들에 대한 희생을 무릅쓰면서까지 사적 자치를 제한해야 할 공공의 필요성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사적 자치를 통제하는 극단적 방법을 여전히 사용하는 것은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재산권행사와 사적자치권을 제한하는 사법의 공법화라고 할 수 있다.
 

투자활성화는 물론이고,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하여는 공정거래법상의 신규순환출자 금지입법에 대한 재개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 전삼현 숭실대교수가 7일 열린 자유경제원 주최 <정치실패 중심에 선 대한민국 국회-원인과 해법> 정책토론회에서 '사법(私法)의 공법(公法)화-경제민주화의 역습'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회사기회유용금지규정 개선

2011년 3월 11일 개정된 상법은 지배주주의 지배권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새로이 회사기회 유용금지 규정을 도입함으로써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에 경제민주화 입법을 실현한 바 있다. 이러한 회사기회 유용금지규정이 도입되게 된 이유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차원이었다.

명목상으로 이사가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정보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를 명확히 통제하는데 목적을 두었으나, 현실적으로는 국내기업들이 합작투자와 사업구조조정,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 동반성장 사업 등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공공의 필요성에 비하여 과도하게 사적 자치를 침해하는 사법의 공법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상법에 새로이 신설된 제397조의2에서는 “회사의 기회 및 자산의 유용 금지”라는 제목하에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 없이 현재 또는 장래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거나 회사의 정보를 이용한 사업기회 또는 회사가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의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것을 요구하고, 승인시 재적이사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제1항).
 

그리고 위반 시에는 손해를 가한 이사 및 승인한 이사는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이사 또는 제3자가 얻은 이익은 손해로 추정한다고 규정하였다(제2항).
 

이 규정이 신설된 근본 취지는 회사의 지배주주가 회사가 해야 할 사업에 개인적으로 투자하여 회사가 얻어야 할 이익을 사적으로 취득하는 것을 차단하는데 있었다. 이는 그 취지야 무엇이든 간에 이사가 투자하는 것을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특히, 회사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사업에는 이사가 근본적으로 투자하는 데 제약을 가져 올 뿐만 아니라, 추후에 이사의 위법행위를 이유로 책임 추궁하기가 용이하게 되었다. 문제는 회사경영과 관련하여 회사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볼 수는 있는 공정거래법상의 경제력집중 억제규정에 의거하여 회사가 투자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이사가 사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투자와 관련하여서는 합작투자를 제약함으로서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과도하게 사적자치를 침해하여 기업들에게 기대이익을 침탈하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원래 합작투자는 신설회사에 기존 회사의 기회를 이전하고 파트너(제3자)에게도 일정 이익을 귀속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상법개정을 통해 이러한 합작투자가 회사기회유용 금지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발생되는 법적 분쟁을 피하려면 모든 신사업을 100% 내부에서 추진하거나 아예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위축으로 인해 차세대 성장산업의 투자와 고용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져 국가 성장잠재력이 약화될 위험이 높아졌다. 융복합 시대에 대규모 신사업 투자는 기술과 자금 확보, 위험분산 등을 고려하여 합작투자가 국제적인 추세인 점을 감안하여 볼 때에 오히려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제민주화입법이 될 수 있다.

국내기업들이 합작사를 설립하여 신사업을 추진한 사례로는 ① 2009년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개발을 위하여 삼성SDI와 독일기업 보쉬와 합작투자 ② 2011년 바이오시밀러개발을 위하여 삼성그룹 계열 3사와 퀸타일즈 간의 합작투자 ③ 2010년 친환경차 배터리 팩 개발을 위하여 현대모비스와 LG 화학 간의 합작투자 ④ 2011년 리튬 2차 전지 개발을 위하여 GS칼텍스와 신일본석유간의 합작투자 ⑤ 2009년 통신장비의 해외공동진출을 위해 지분교환방식으로 다산네트웍스와 액톤테크놀로지간의 합작투자 ⑥ 2010년 태양광필름개발을 위해 광명전기와 미국파워필름사간의 합작투자등이 있다.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 난 것으로서 공공의 필요성에 비하여 과도하게 헌법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되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재산권 보장원칙 등을 희생시킨 대표적인 국가편의적 입법의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법상 회사기회유용금지규정에 대한 폐지 내지 보완이 시급하다.

자기거래 규제 개선

2011년 3월 11일 개정된 상법은 지배주주의 지배권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사 뿐만아니라 이사의 친인척 및 주요주주, 주요주주의 친인척들이 회사와 거래하는 것을 통제하는 자기거래 규제 범위 확대 입법을 실현한 바 있다.
 

이 입법은 이사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사 또는 주요주주의 친인척이나 그들이 설립한 개인 회사 등을 이용하여 거래함으로써 회사에 불이익을 가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주요주주의 범위가 매우 포괄적이고, 이사회승인요건도 지나치게 엄격하여 향후 합작투자 등이 제한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에는 회사와 이사가 거래할 때 이사가 부당이득을 취할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했었지만 그 승인요건은 이사회의 과반출석에 과반 찬성이었다. 그러나 개정상법에 따라 현재는 이사회승인을 받도록 하는 자기거래가 이사뿐만 아니라 주요주주, 그리고 이사 및 주요주주의 친인척과 회사가 거래하는 경우도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그 승인 결의도 사전에 재적이사 3분의2의 찬성을 얻도록 자기거래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였다.
 

따라서 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주요주주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와 거래하는데 재적이사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결과가 되었다. 그리고 설령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하도라도 다시 거래의 내용이 공정하여야 하는 실질적 요건까지 충족시켜야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제398조).
 

이처럼 상법상 자기거래의 범위를 확대한 이유는 이사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사의 친인척이나 그들이 설립한 개인 회사 등을 이용하여 거래함으로써 회사에 불이익을 가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사나 주요주주, 그 친인척간의 거래는 2011년 상법개정 이전에도 제542조의9 제1항에서 각기 규정하고 있었다. 즉, 제398조에서는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현행 상법 제542조의9와 시행령 제14조에서는 주요주주 등 이해관계자와의 거래라는 제목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상대방으로 하는 거래(최근 사업연도말 자산 또는 매출총액의 1/100 이상 거래)를 하는 경우 이사회 승인(보통결의)을 거치고 주총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2011년 상법개정을 통하여 자기거래의 범위를 확대한 것은 주요주주로 투자하면서 회사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대주주가 회사와 공정한 거래를 하는데 커다란 제한을 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판단된다. 

또한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자기거래규제는 전면규제보다는 공정한 거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볼 때에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기본권제한의 입법적 한계를 벗어 난 것으로서 공공의 필요성에 비하여 과도하게 헌법에 의하여 국민에게 보장되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재산권 보장원칙 등을 희생시킨 대표적인 국가편의적 입법의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활성화는 물론이고, 내수시장의 확대를 위하여는 이러한 상법상의 자기거래 규제에 관한 입법적 해결이 시급하다고 본다.

결어

대한민국의 입법현실을 고려하여 볼 때에 사법의 영역은 전적으로 공법의 영역의 확대와 축소에 따라 좌우되는 현상을 보여 왔다. 즉, 사법은 항상 공법과의 관계에서 수동적 지위에 있어 왔다. 그러나 공권력의 지배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사법 영역은 축소되고, 사법 영역에 비해 공법 영역의 지배력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전체주의나 권위주의 체제에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이는 헌법에서는 자유민주적 시장경제질서를 대한민국의 정체성으로 선언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법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입법부에 의하여 그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 이는 자칫하면, 대한민국이 전체주의나 권위주의 체제, 더 나아가서는 사회주의 체제에 더욱 근접해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 헌법 개정 당시 세계 각국 중 유일하게 일본만이 헌법에 명문화한 행복추구권을 헌법에 명시한 바 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행복을 추구하는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도 국정목표를 “국민행복시대”로 정할 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우리 사회의 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이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입법과 더불어 그 본질이 크게 훼손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즉, 행복추구권이 내포하고 있는 행동의 자유와 사적 자치, 계약의 자유 등에 입각하여 그 영역이 확대되어야 할 사법들이 경제민주화 입법을 통하여 공법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국내투자 위축과 내수시장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동안 경제민주화라는 이름하에 추진되었던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한 재검토와 아울러 이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

(이 칼럼은 자유경제원이 7일 여의도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정치실패 중심에 선  대한민국 국회:원인과 해법>이란 정책토론회에서 전삼현 교수가 '사법의 공법화-경제민주의 역습'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유경제원 사이트에도 이 글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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