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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에기본, 모순 덩어리…수출 산업 포기해야 가능"

2019-06-04 11:42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4일 국무회의를 열고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확정한 심의·확정한 가운데 실현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년 주기로 수립되는 에기본은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하위에 두는 에너지 분야 최상의 규범이다. 3차 에기본은 2020년부터 2040년까지의 △에너지 수급 전망 △발전원별 비중 △에너지 확보·공급 대책 △관련 기술·인력 개발 및 양성 등 에너지 정책 방향이 포함된다.

산업부는 정부가 앞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공개토론회 및 간담회 개최 등 전문가·국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계획(안)을 마련했으며, 에너지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3차 에기본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으며, 소비구조 혁신을 통해 공급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형 체제를 선진국형 고효율·저소비형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부문별 수요관리 강화·가격체계 합리화 등을 통한 2040년 에너지 소비효율 38% 개선 및 수요 18.6% 감축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및 원전·석탄발전 감축 △미래에너지산업 육성, 전통에너지사업 고부가가치화, 원전산업 핵심생태계 유지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이 포함됐다.

4월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에서 김진우 건국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특히 석탄발전을 과감히 축소하고, 원전의 경우 노후원전 수명 연장 금지 및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천연가스와 수소의 역할은 강화되고, 석유는 수송용 에너지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석유화학 원료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전력섬' 탈피를 위해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원 도입선을 지속적으로 다변화하고, '동북아 슈퍼그리드'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 실시 및 국내 추진기반 마련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수출품에는 전기가 포함된 것으로, 수출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소비효율 38% 개선은 불가능하다"면서 "전기를 안전하고 깨끗한 원자력으로 만들면 되는데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정 교수는 "정부는 원전산업 핵심생태계를 유지한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인 신한울3·4호기 건설재개는 검토한 흔적도 없다"며 "해체산업에만 한 페이지 넘게 할애했으며, 이에 대한 의견수렴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강창호 새울1발전소 노조위원장은 "울진·창원 등 원전 밸류체인을 담당하는 지역의 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무슨 수로 이를 유지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힐난했다.

신고리 3·4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



정 교수는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수력 제외) 28.6%를 근거로 하한 30%, 계통 대응 한계를 근거로 상한 35%를 제시했다"면서도 "근거를 뜯어보면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이 역설적으로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력도 바이오도 없는 우리가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30%를 하한선으로 제시하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며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와 자연환경의 문제로, 바이오메스인 목재 팰렛도 97%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을 무시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OECD 평균국가 흉내를 내려면 그들이 수력·바이오·지열로 생산하는 전기를 우리는 비싸고 안보에 취약하며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액화천연가스(LNG)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무리한 LNG 확대는 경제·안보·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새만금에 설치될 태양광·풍력이 3.9GW인데 전라북도의 평균전력소비가 2.6GW"라며 "태양광과 풍력이 쏟아질 때는 전북에서도 다 받아주지 못한다는 것이고, 반대로 없을 때는 몽땅 외부에서 가져와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장 2030년 온실가스 추가 감축분 3410만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관련 내용이 없지만, 신한울 3·4호기 건설만 재개해도 감축분의 3분의 2 정도는 해결 가능하다"면서 "3차 에기본은 간판에 태양광과 풍력을 달았지만 결국 LNG 발전 확대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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