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응, 정책 대안을 만들어 낼 조직을 출범시켰다. 대안 없는 비판 일변도의 모습으로는 다가올 선거전에서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정책 행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황교안 “당 역사상 가장 큰 규모 프로젝트”
황교안 대표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는 우리 당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일 프로젝트”라며 “비판을 넘어 대안 중심으로 위원회의 기본적인 논의 방향을 잡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정책 대안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기 바란다. 정책 브랜드화에도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밝혔다.
이어 “원거리·근거리를 전부 보는 다초점 렌즈처럼 다초점 경제정책을 추진해주기 바란다. 벼랑 끝에 몰린 민생경제를 구하기 위한 당장의 근거리 정책을 세밀하게 만들고, 우리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꿀 원거리 정책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정책의) 중심은 국민의 삶이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정책의 중심을 국민의 삶에 둬야 한다는 것”이라고도 주문했다.
황 대표는 특히 “위원회가 만드는 비전과 정책들은 내년 총선과 나아가 2020년 대선까지 우리 당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악정에 지친 국민에게 우리 당이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하며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대전환 위원회는 김광림 최고위원과 정용기 정책위의장,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3톱’ 체제로 구성됐다. 간사는 김종석 의원이, 전문가위원장은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이 맡았다. 총 70명 위원들은 현역의원 28명, 교수 30명, 전문가 12명으로 꾸려졌다.
위원회의 분과는 △비전 2020(14명) △활기찬시장경제(25명) △공정한시장경제(18명) △따뜻한시장경제(13명) △상생하는노사관계(11명) 등 5개다. 각 분과는 현역의원과 전문가가 분과위원장을 함께 맡는다.
‘비전2020’ 분과는 위원회 총괄 업무를, ‘활기찬시장경제’ 분과는 성장·고용·일자리·부동산·규제 정책을, ‘공정한시장경제’ 분과는 공정거래와 자영업·소상공인 정책을, ‘따뜻한시장경제’ 분과는 복지·보육·저출산 정책을, ‘상생하는노사관계’ 분과는 최저임금·근로시간·비정규직 정책을 담당한다.
위원회는 8월까지는 활동을 마치고 결과물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4080km 민생 대장정을 벌인 가운데 모인 민심 170여 건, 당이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 등을 공고히 하고, 녹여냄으로써 앞으로 100일 동안 작업해 (9월) 정기국회 전에 (정책 대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세번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 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책 대안 마련한다지만…실효성엔 물음표
한국당이 정책 대안을 만들기로 야심차게 선언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오려면 실무부처와의 유기적인 공조가 필수적인데 한국당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당장 국회도 두 달 넘게 장기 파행을 이어오고 있어 한국당의 나홀로 정책 행보가 ‘경제대전환’을 이룰 만큼의 큰 파장을 일으킬지도 의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대안 제시보다는 일방적인 공세로 그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뿐 아니라 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들의 면면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날선 비판도 들린다. 특히 교수나 청년·여성위원 그룹이 한국당과 궤를 같이하는 인사 일색이라는 점에서 기존과 다른 측면의 대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위원회 위원 중 32명은 앞서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백서위원회’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여성과 청년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한 이들도 당에 속한 서울시의원(비례대표)과 송파병 당협위원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