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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과 탑골공원 원각사지 10층 석탑의 공통점은?

2019-06-08 07:00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유리벽으로 사람들과 차단된 원각사지 10층 석탑 [사진=네이버 블로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입구 정면에 하늘 높이 치솟아, 손님들을 환영하는 거대한 석탑 때문이다.

바로 국보 제86호 경천사지 10층 석탑이다.

높이 13.5미터의 이 고려시대 석탑은 바닥에서 3층 너머로 치솟아, 천정까지 관통할 기세다. 누구나 그 위용에 압도되고, 신자들은 절로 불심이 우러날 듯하다.

이 석탑과 닮은 꼴인 또 다른 석탑이 서울 한복판, 탑골공원에 있다. 국보 제2호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그것이다.

탑골공원이란 명칭도 이 탑에서 나왔다. 조선 세조 때 창건된 원각사터가 여기였다.

원각사지 10층 석탑은 원나라 티벳불교의 영향을 받은 아주 독특한, 우리나라에서 희귀한 양식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남대문에 이은 '국보 2호'라는 상징성도 크다.

그러나 불행히도 사람들은 이 석탑에 새겨진 화려한 라마불교식 조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탑 전체를 보호용 유리벽이 둘러싸, 외부와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석탑 재질이 우리나라에 흔한 화강암 석탑이 아니라 대리석이어서, 비바람에 약하고 새똥에 부식되기 쉽다면서 이렇게 해 놓았다.

신라 천년고도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그런데 석굴암을 찾은 사람들은 실망하게 마련이다. 역시 유리벽으로 입구를 막아놓아, 들어갈 수 없는 탓이다.

밖에서는 정면의 본존불만 볼 수 있고, 다른 많은 보살상과 사천왕상 등 국보들은 볼 수 없다.

석굴암과 원각사지 10층 석탑의 공통점이 바로 이것이다.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대표 문화유산임에도, 유리벽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석굴암과 원각사지 10층 석탑의 부처님은 '유리벽 안에 갇혀' 중생들을 만나시지 못한다.

결코 부처의 뜻은 아닐 게다. 차라리 풍상에 스러져가고 새들의 먹이가 되더라도, 부처님은 그걸 택하실 게 틀림없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의 영광된 역사를 강탈하고, 한국인들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그런 그들도 고구려의 상징인 집안 광개토태왕비를 한국인들에게 개방한다.

그 비도 유리벽 안에서 보호하고 있지만, 그 안에 직접 들어가 자유롭게 직접 보고 한민족 대영웅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다만 사진은 밖에서 찍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정작 국내에 있는 대표 문화재들은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1세기의 최첨단 기술력으로 이 문화재들을 보호하지 못할 리 없을 것이다. 노력을 안하고 있을 뿐...

정 보호에 자신이 없다면, 경천사지 10층 석탑처럼 박물관으로 옮겨놓으면 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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