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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냐 파산이냐…이번주 갈림길 선 성동조선

2019-06-10 14:09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성동조선해양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달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사진=성동조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한때 세계 8위 규모를 자랑했던 성동조선해양의 매각 여부가 이번 주 두각을 드러낼 전망이다. 회생안 가결기간과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매각 기회다. 이번 3차 매각이 불발되면 성동조선은 파산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인수가 30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파산1부)과 성동조선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7일까지 제출된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조선기자재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SI) 세 곳이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냈다. 매각사 측은 본입찰 참여자가 있으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달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관건은 입찰 참여자의 자금 조달 능력으로 보인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들은 지난 2월 진행된 2차 매각에도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본입찰에 참여할 만큼의 자금 증빙을 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인수가 3000억원의 5%에 해당하는 이행보증금을 내야 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경우 본계약 시점까지 인수가의 10%를 납부해야 한다. 나머지 잔금은 오는 9월 진행될 관계인집회 전까지 납입해야 거래가 완료된다. 

이번 본입찰이 무산되면 성동조선은 청산 혹은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기간은 오는 10월 18일로 3차 매각이 무산되면 시간적 여유가 없다. 

또 지난해 7월 수주잔고가 바닥나면서 가동을 멈춰 자금 여력도 부족하다. 성동조선은 매달 유지비 20억원 이상이 필요한 실정이다. 

2003년 설립된 성동조선은 2007년 세계 10대 조선소에 이름을 올린 중소조선업체였다. 하지만 유동성 부족과 수주 부진, 세계 금융위기 등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3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9000여명이었던 직원도 860여명으로 줄었으며 이 중 700여명은 순환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구조조정보다는 저가 수주에 매진했고 배를 만들면서 손실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8월 진행된 1차 매각은 경남 통영시 광도면 황리에 있는 194만㎡ 규모 통영조선소 1, 2, 3야드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차 매각 때는 1야드, 2야드, 3야드를 나눠서 팔되 1~3야드는 자산 양수도, 핵심야드인 2야드는 법인매각 형식인 분할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종 대상자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3차 매각에서도 분할 매각 옵션을 제시했다. 2야드는 약 92만8769㎡ 규모로 최대 32척의 배를 건조할 수 있어 성동조선의 경쟁력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감이 떨어진 성동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기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회복되고 있지만 바닥난 수주잔고와 통매각시 3739억원의 자금이 매각의 불확실성을 높인다”며 “인수 후에도 조선소가 정상 가동될 때까지 2년 정도의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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