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일본 프리미엄 컴포트 세단의 대명사 렉서스가 정숙성·하이브리드·내구성 등 3가지 브랜드 철학을 겸비한 고성능 퍼포먼스 '렉서스 F'에 대한 집념을 선보이고 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제성, 정숙성, 내구성 등이 가장 큰 수식어지만 이런 특성을 살리고 운전의 재미까지 챙긴 고성능 시리즈 'F'가 존재한다. 이는 렉서스 브랜드가 '펀(Fun) 드라이빙'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19 렉서스 RC F 출시 / 사진=미디어펜
2019 렉서스 RC F 출시 / 사진=미디어펜
12일 렉서스코리아는 자사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RC F'를 출시했다. 5.0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479마력의 고출력을 자랑한다. 쿠페 형태의 유려한 스포츠카 모델로 2014년에 처음 선보인 RC F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렉서스의 고성능 브랜드 'F'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열성적인 골수팬들이 있을 만큼 매력적인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6년 출범한 렉서스 F는 일본 모터스포츠의 성지, 후지 스피드웨이(Fuji Speedway)의 앞글자 F에서 브랜드 이름을 물려받았다. 고성능 브랜드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BMW의 M,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처럼 별도의 고성능 차량 개발부로 구분된다.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싶은 열성적인 엔지니어들이 중심이 되어 F시리즈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러한 열정을 회사 측에서도 높이 평가해 개발자들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고성능 차량 제작을 적극 지원했다.
렉서스 F의 첫 모델은 렉서스 IS를 기반으로 한 'IS F'였다. 2007년 북미 오토쇼에서 첫 공개된 'IS F'는 국산차 아반떼 크기의 작은 차체에 400마력의 고출력 V8 5.0ℓ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면서 주목받았다.
이 엔진은 지속적인 개량을 거쳐 현행 F모델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렉서스 F시리즈의 상징적인 아이콘이다.
IS F의 성공은 렉서스 내부적으로 자신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독일 고성능 차량과의 본격적인 대결에 나서기 위해 2009년 슈퍼카 'LFA'의 출시 계획을 발표했으며, 페라리·람보르기니 등 최고의 슈퍼카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2010년 전세계 500대 한정 모델로 출시한 렉서스 LFA는 렉서스 F시리즈의 최고봉이자, 전설이 된 슈퍼카다. 출시가는 무려 4억원에 달하는 고가였지만 출시 전 모두 완판됐다. 슈퍼카 답게 V10 4.8ℓ 자연 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고, 552마력의 고성능을 발휘했다.
2014년에는 F시리즈의 3번째 모델인 고성능 쿠페 RC F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중형 세단 GS를 기반으로 GS F모델을 차례로 출시했다.
두 차량 모두 최초 F 모델인 IS F에 적용됐던 V8 5.0ℓ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의 개량 버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 473마력을 발휘했다.
이날 출시한 렉서스 RC F는 기존 차량의 부분변경 모델이며, 출력은 6마력 소폭 상승한 것에 그쳤지만, 운전의 재미, 내구성, 안정성 등이 더욱 개선되어 완성형 렉서스 F모델로 손색이 없는 차량이다.
렉서스는 F시리즈를 선보인 지 벌써 13년이 지났지만,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는 타 브랜드의 고성능 정책과 달리 단 4종의 차량을 선보였을 뿐이다.
이러한 단순한 라인업의 숨은 의도는 렉서스 본연의 정숙성·내구성·하이브리드의 제작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기술력 수준을 표출하고 열성적인 렉서스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의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렉서스 일본 본사의 고위 관계자는 "렉서스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고성능 스포츠카·슈퍼카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면서 "그들과 다르게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며, 렉서스가 자랑하는 차량의 내구성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유수의 독일·이탈리아 스포츠카·슈퍼카 대비 출력이 소폭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BMW·벤츠·페라리와 비슷한 출력 수준까지 차량을 제작할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내구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성능을 디튠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소비자들은 경쟁모델 대비 출력이 떨어지는 것에 불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더 뛰어난 내구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불만을 상쇄시킬 수 있고, 그것이 렉서스의 명확한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