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월 중국발 미국향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하면서 중국과 미국을 잇는 태평양 노선을 운영하는 해운사들의 물동량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사진=SM상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로 화주들이 조달처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반면 중국발 미국향 물동량은 줄어들어 미·중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과 미국을 잇는 태평양 노선을 운영하는 국내 해운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3일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이 미국으로 보낸 컨테이너 물량은 413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기 387만TEU보다 6.5% 줄었다.
중국발 미국향 물량은 감소한 반면 한국과 베트남, 일본,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수출 물량은 늘었다. 올 1~5월 한국발 미국향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1%, 말레이시아는 19.8%, 일본은 2.6%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의 대미 수출 물동량은 43만1890TEU에서 56만4420TEU로 30.7% 증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화주들이 미·중 관세전쟁으로 육상 운송이나 철도 역내 서비스, 역내 선박 운항 등을 택하거나 조달처를 중국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화주들이 베트남에서 불법으로 ‘Made in Vietnam’ 라벨을 붙여 제품을 조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로이터는 베트남 정부 당국의 성명서를 인용해 “미·중 무역 분쟁 중 베트남에서 섬유, 해산물, 농산물, 타일, 꿀, 강철 및 철, 알루미늄 및 목재 제품 부문에서 원산지 위조와 재화의 불법적 환적 사례를 상당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물동량 움직임은 태평양 노선에서 중국 화물을 조달하고 있는 국내 해운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상선은 단독 노선 3개를 포함해 11개의 태평양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노선의 중국 물동량은 20%, 미주 노선에서는 52%를 차지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전체 물동량 놓고 보면 아직 큰 변동은 없으나 중국발 미국향 물동량이 소폭 감소한 건 사실”이라며 “관세분쟁으로 화주들의 물동량 움직임이 있어 미·중 관계를 계속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해운업체들은 태평양 노선 물량 65% 이상이 중국 화물이다. SM상선 태평양노선 2개의 중국 화물 비중은 72%다. 이 밖에 코스코 73%, 에버그린 69%, 머스크 68%, MSC 70%로 미·중 무역전쟁은 국내 해운사는 물론 글로벌 해운 업체들에게도 연쇄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태평양 노선을 운영하는 세계 주요 14개 해운업체의 헤드홀 노선(아시아-미국·유럽)에서 중국 화물 물량은 52~90%를 차지한다”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화주들의 움직임과 국제 관계에 예민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