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분과 공동위원장이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3대 과제 수용을 촉구하는 대정부투쟁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1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높은 최저임금에 대한 지불 능력을 상실한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업종 및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논의 △실효성 있는 대(對) 소상공인 방안 수립 △주휴수당 폐지 등 3대 과제를 정부에 공식 권고하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2년 새 30% 가량 급격하게 올라 동결을 포함한 인상 논의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들의 심정"이라며 "이같은 요구를 정부가 묵살할 경우 소상공인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최저임금을 포함한 국정 전반에 강력한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상공인들이 고용 인원을 감축하고 긴축에 들어가 소상공인업종의 일자리와 투자가 사라지고 전반적으로 소비마저 위축되는 '역부메랑'의 악순환이 우리 경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적정한 시장 흐름을 상회하는 인위적인 인건비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소상공인들은 얼어붙은 경기 속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위는 연합회가 요구한 '소상공인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을 포함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비중있게 다뤄 정부에 권고해야 한다"며 "주휴시간에 대해 연합회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을 감안해 주휴수당제도를 폐지해 현장의 혼란을 해소해달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김종일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위원, 홍종흔 위원, 최윤식 위원, 오세희 특별위원, 이근재 공동위원장, 김대준 공동위원장, 권순종 특별위원, 계상혁 위원이 1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사진=박규빈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연합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많은 근로자들이 2시간 이상 잔업을 해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행 최저임금의 120%로 설정돼있는 일자리 안정자금 수준을 130~140%로 상향조정해야 한다"면서 "부가가치세도 10%에서 5%로 낮춰달라는 요구안이 준비돼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연합회가 지지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연합회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론의 논리는 인정하되, 그것을 끌어가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궤를 같이 할 수 없다"며 "소주성에 기반한 정부의 기본적 노력이나 정책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으며, 지지 선언을 했던 사람들은 연합회 공식입장이 아닌 개인 의사"라고 선을 그었다.
홍종흔 대한제과협회장은 "지난 정권까지만 하더라도 기술계 고등학교나 대학의 학생들이 여름철에 실습을 나왔을 때 기술을 알려주며 실습비 조로 30만~40만원을 줬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 마저 최저임금을 다 챙겨줘야 한다고 압박한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 업계에서는 더 이상 실습생들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최저임금이 너무나도 올라 구인 공고를 내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걸려오는데, 나이대가 2030에서 4050까지 다양하다"며 "편의점 경영주 입장에선 2030을 뽑고 싶어해 인건비가 오르면 편의점 알바생도 4년제 졸업자만 뽑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이 하위 계층에 도움이 되는지 재고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계 회장은 "심지어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던 몽고인·중국인·조선족 등 외국인을 편의점 알바생으로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최저임금책이 진짜 우리 국민을 위한 것인지, 외국인을 위한 제도인지도 따져볼 필요성이 있다"고 질타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수십년 간 손 대지 못했던 경직적인 근로기준법에 과감한 메스를 대고, 이와는 별개로 근로 유연성 관점에서 '근로계약법'을 제정할 때"라고 언급했다.
윤 교수는 "좌파 설계주의에 기반한 소득주도성장론은 설계도 잘못됐지만 이를 밀어부치는 문재인 정부는 경제를 포기한 수준이며, 경제철학의 부재를 노출했다"며 "4차산업혁명시대가 열리는 지금 근로계약의 관점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둬 임금 조정이 용이하게 하면 경영주와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