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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택 교수, “최경환호, 단기성과보다는 성장잠재력 키울 투자활성화 대책의 근본적 제고 필요”

2014-08-13 18:25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최경환 경제팀이 경기회복의 불을 지피기 위한 재정 및 금융 정책을 총동원하는 확장적 거시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제에 충격을 주는 단기적 금융통화 정책으로는 경제 살리기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도 자칫 잘못하다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한 아베노믹스를 벤치마크 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으며, 상황 인식의 정확성과 내수 진작이라는 목표 설정, 민간 경제계의 의견 반영 등을 볼 때 장기 대책으로서의 경제혁신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노동시장 및 서비스산업의 개혁없는 경기대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며, 아시아적 관치 경제를 청산하고 경제 관련 규제의 자유화가 요구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도 나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 비효율 정치실패를 개혁함과 동시에, 산업별로 구축되어 있는 갈라파고스적 진입규제를 전면적으로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경제활성화 연속 1차 토론회, ‘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에서 최경환 효과와 투자활성화에 관하여 발언하는 김우택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자유경제원은 13일 오후 2시 자유경제원 5층회의실에서 열린 ‘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 1차 토론회를 통해 최경환 효과와 투자활성화 등 작금의 한국경제 활성화에 관하여 논의하고 새 경제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이 빛을 보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조언을 나누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소비 및 건설투자 규제 완화, 노동시장 및 서비스산업의 규제 해제, 아시아적 관치 경제 청산 및 진입규제 완화, 경제의 탄력성 제고를 위한 여러 겹의 규제 철폐 등을 경제활성화의 해법으로 제안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김우택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상황 인식의 정확성, 내수 진작이라는 목표 설정, 민간 경제계의 의견 반영 등을 볼 때 현재의 위기감에 걸 맞는 효과는 기대해 볼 만 하지만, 장기 대책인 경제혁신 부분의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이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서 위기감은 얻었으나 교훈은 얻지 못한, 그 동안 규제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에 실패한 이유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는 경제 개혁과제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사회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나 ‘국가개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원인은 '규칙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고, 나쁜 것인 줄 알면서도 하는'데 있기 때문에 개혁의 초점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친 잘못된 인센티브 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센티브는 금전적인 것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의 보상체계로는 기업인은 매도되고 공무원에게 철밥통이 보장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이로 인하여 공대생이 고시공부에 매달릴 것이며 결국 창조경제는 요원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어 “전과자의 비중이 사회 평균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국회의원 구성으로 입법부에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의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꿈으로써 규제에 대한 이해집단의 로비를 최소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제자인 김우택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비롯하여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정기화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 자유경제원-문화일보 공동 주최, ‘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 1차 토론회 전경. 자유경제원은 최경환 효과와 투자활성화 등 작금의 한국경제 활성화에 관하여 심도있는 토론회를 연속해서 주관한다. 13일 토론회는 제 1차 토론회로 개최되었다. 연속토론회는 매주 수요일 3차례에 걸쳐 개최되며, 8월20일에는 김영봉 세종대 경제학과 석좌교수, 8월27일에는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초청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우택 한림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은 한국경제도 자칫 잘못하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했고, 그래서 '잃어버린 20년'의 함정에서 탈출하려는 몸부림인 아베노믹스를 벤치마크 한 정책이다. 이 정책을 살펴보면: 1) 상황인식이 정확하고, 그에 상응하는 목표가 잘 설정되었고; 2)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를 겨눈 종합대책이면서도 내수진작이라는 초점에 흐트러짐이 없으며; 3) 민간 경제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고; 4) 위기감에 걸 맞는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들로 최경환 효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하겠다. 하지만 경기활성화라는 단기 성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 하더라도, 소비와 함께 총수요의 구성요소로 성장잠재력을 키울 투자 활성화 대책이 미흡하고, 경기부진이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상황인식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장기 대책인 경제혁신 부분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아베노믹스와의 비교

첫째는 접근방법의 유사성이다. 구조적 요인으로 만들어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분위기를 일신해 선순환 구조를 만든 후, 개혁을 통해 구조적 요인을 해결하겠다는 단계적 접근법이다. 차이점은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이 전적으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에 의존한 것인데 비해 한국은행의 동참이 없는 새 경제팀의 돈 풀기는 재정확장과 정책금융에만 의존하는 훨씬 미약한 화살인 셈이다.

둘째는 배경이 된 구조적 문제의 유사성이다. 두 나라 공히 저출산 고령화와 비효율의 정치가 문제의 근원이다. 차이점은 비효율의 정치가 만든 문제가 일본에서는 재정낭비와 반개방적 규제라면, 한국에서는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규제와 열악한 노사관계라는 정도이다.

셋째는 당면문제가 일본에서는 경제전반의 디플레이션과 정부부채라면, 한국에서는 경기부진과 부동산 디플레이션, 그리고 가계 부채로서 큰 틀에서는 유사하나 미묘한 차이는 있다.

지금 아베의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기다리며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의구심으로 가득하다. 왜냐하면 아베노믹스의 지금까지의 성공인 일본경제의 회복세는 지난 1996년, 2000년, 2005년에 이어 ‘잃어버린 20년’ 중 네 번째 경기회복이기 때문이다. 지난 세 번과 같이 이 번에도 경제개혁에 실패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교훈

새 경제팀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서 위기감은 얻었으나 교훈은 확실히 얻지 못한 듯 하다. 새 경제팀의 정책에도 경제혁신 과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구조개혁 없이는 경제회복도 없다”는 교훈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는 듯 하나, 공공부문 개혁, 규제 개혁이라는 이미 20여년 간 반복해온 구호를 복창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배우지는 못한 듯 하다. 그 동안 왜 규제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에 실패했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고, 그렇기에 개혁과 반개혁이 혼재된 미진한 개혁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제개혁 실패 20년'과 잘못된 보상체계

지금 한국사회에 ‘비정상의 정상화’나 ‘국가개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원인은 '규칙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고, 나쁜 것인 줄 알면서도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개혁의 초점은 어떻게 사람들이 아는 대로 실천하게 만드느냐에 맞추어져야 한다. 그것은 인센티브 시스템, 즉 보상체계에 달렸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많은 문제들은 잘못된 인센티브 시스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센티브는 금전적인 것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근본적 개혁은 사회의 보상체계를 바꾸는 것이 되어야 하다.

기업인은 매도되고, 공무원에게는 철밥통이 보장되면, 공대생이 고시공부에 매달리고 창조경제는 요원해진다. 또 전과자의 비중이 사회 평균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국회의원 구성으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이해집단의 로비로 새로운 규제가 양산되는 상황에서 규제와의 전쟁은 이미 진 싸움이다.

창조경제가 결실을 맺으려면

첫째, 창조경제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민관합동 추진단이나 정부에 의한 육성 같은 낡은 틀은 버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이노베이션의 주체는 기업가이다. 기업가는 개인이지만, 기업을 통해서 혁신을 구현한다. 그래서 기업의 활동을 방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끝으로, 정부는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젊은 창업자들의 기술개발 열정을 정부의 ‘눈먼 돈’ 따먹기로 돌리지 말아야 할 것도 명심해야 한다.

필요한 혁신과제 조정

첫째는 구조적 문제의 근원 중 하나가 저출산 고령화이므로, 저출산을 겨냥한 개혁과제는 필수이다. 그러나 정부지원금으로 결혼하게 만들고, 애 낳게 만들 수 있다는 환상은 금물이다. 둘째, 낮은 생산성의 원인이기도 한 비정상적 노사관계가 정상화 되려면, 정치가 빠지고 법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혁신과제도 필요하다. 끝으로 산업정책적 접근은 혁신이 아니라 개도국 단계로의 회귀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맺는 말

근본적 구조개혁 없는 반짝 경기회복은 지속될 수 없다. 그런데 새 경제팀의 개혁과제로는 근본적 구조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최경환 기대효과에 환호할 수 없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되살려 잠재 성장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혁신 과제들이 조정되어야 한다.
끝으로 경제정책의 영역은 아니지만, 구조적 문제의 근원 중 하나가 정치실패였기에 정치가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일이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개혁도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보상체계를 바꾸는 혁신의 상당 부분도 국회의 입법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가개조와 비정상의 정상화의 성패는 국회개혁, 정당개혁, 즉 정치개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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