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름이 2분기에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수익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하반기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조368억원, 8141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3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사업의 상승세를 이어가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양사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11조6100억원, SK하이닉스는 5조57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시장은 최근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개선 시점과 상승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기존 10%로 예상했던 3분기 D램 가격 하락 폭을 최근 10∼15%로 조정했다. 4분기 역시 하락 폭이 최대 10%에 이를 것으로 보고 기존 전망(2∼5%)을 수정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미국의 대중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서버 제품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선 미국 정부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경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매출 감소가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기로 선언한 미국 마이크론이 저가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향 물량의 판로를 찾기 위해 마이크론이 강수를 둘 경우 국내 메모리 반도체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저가 공급은)최근 좋지 않은 D램, 낸드 수급에 추가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시장이 예상하던 올 3분기 메모리 수요 개선은 화웨이 영향 등 4분기 이후로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4D 낸드 기반 1Tb QLC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한편 일부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지배력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무역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내년에도 실적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지만,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이 뒤처지면서 한국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패권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자체 기술 개발만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기술력 확보 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