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 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드라마 '눈이 부시게' 주인공 김혜자 수상 소감.
모두 루저가 되어 가는 세상. 아니 세상이 그렇게 만들기보다 자신이 그렇게 비루해지는 세상. 그런 세상에 던진 국민배우 김혜자의 한마디는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누구나 자존감을 잃고 살아가는 삶에 대한 경고이자 불안한 현재의 자신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불러 일으켜 세우는 힘이다. 가짜에 물든 군상속에 휩쓸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을 지켜나가는 세계다. 자신의 세계를 찾고 타인들의 세상속에서 자존감을 새기는 일. 그건 주변머리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사랑하고 포옹하고 지켜나는데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드라마의 주인공을 꿈꾸는 이들에게 본질적인 얘기를 전해주면서 화제가 된 책이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출간한 '퇴근길 인문학 수업 1~3권(멈춤/전환/전진)이다. 삶에 녹아드는 인문학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좌표를 형성하게 할 만큼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시즌 2 '퇴근길 인문학 수업 4~5권'이 잇따라 선보인다.
먼저 하루 30분 인문학 수업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공감을 이끌어낸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즌2, [관계] 편이 출간됐다. 시즌2는 '인문학은 어떻게 내 삶이 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전 2권/5권은 2019년 9월 출간 예정). 그중 먼저 출간된 [관계]편은 '1인 생활자' '개인과 사회' '소확행'이라는 큰 카테고리 아래 나와 사회를 탐구하는 12개의 강의로 구성됐다. 바로 지금, 이 사회 속의 '나'를 지칭하고 나를 찿는 얘기다.
제 1강은 정신과 전문의 전미경 정신과 전문의의 '1인 생활자'로 시작된다. 자존감의 뿌리찾기 작업으로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제 2강은 안나미 한문학자의 '내 길은 내가 간다', 제 3강은 노주선 임상심리전문가의 '다름의 심리학', 제 4강은 김광석 경제학자의 '1인 가구 보고서'로 이어진다.
제 5강은 이장주 심리학자의 '과식사회' 제 6강은 권수영 심리학자의 '똑똑한 사람들이 가족에게는 왜 그럴까', 제 7강은 김은정 연극연출가의 '콤플렉스의 시대, 신화와 비극에서 위로를 찾다', 제 8강 문승호 노동인권 강사의 '노동인권: 이건 제 권리입니다' 주변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다.
제 9강은 김동훈 인문학자의 '취향의 발견', 제 10강은 권준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뇌로 인간을 보다', 제 11강은 박일호 서평가의 '현대인을 위한 여행인문학', 제 12강은 하수정 북유럽연구소 소장의 '키워드로 알아보는 북유럽'으로 시대의 트렌드인 소확행에 대한 담론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정신과전문의, 한의학자, 심리학자, 연극연출가, 경제학자, 인류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시선을 담았다. 나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이자 개인주의화 되는 세상에서 '다름'을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함께'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쯤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자존감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데서 시작한다. 신은 존재하는가? 나에게 종교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회사는 내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곳인가? 지금 하는 일은 내 적성에 맞는가? 나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우리 가정의 의사소통은 합리적이고,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고 있는가? 나와 배우자는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인가? 나의 현재 욕구와 감정은 무엇인가? -본문 44쪽 [자존감의 뿌리를 찾아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나에게 큰 위안이 되고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던 친한 동료가 팀장으로 승진한 뒤 이전과 다른 모습, 다른 관계 패턴을 보여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동일한 사람이라고 해도 가족이나 친구 같은 개인적 관계에서 보이는 행동과 회사 같은 목적 집단 내에서의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본문 108쪽 [다름의 심리학]"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취향'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면 쉽게 드러난다. 취향의 모습은 우리가 이런저런 상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목격된다. 어느 날 점심은 천 원짜리 컵라면으로 했는데 차는 5천 원짜리 커피를 마셨다면, 이날의 점심은 '끼니 때우기'라기보다는 하나의 취향이다. 커피를 선택하기 위해 비싼 식사를 포기한 이유는 취향 때문이다. -본문 323쪽 [취향의 발견]"
공감 100%다. 대중교통에 몸을 싣는 직장인들에게 자존감은 이리저리 둘러가는 도로마냥 구불구불하다. 그 시간은 죽어 있는 시간이다. 너도 나도 주인이되 주인이 될 수 없는 시간, 그 시간을 오롯이 자신들의 삶 속으로 녹여들이는 나침반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가 주는 인생선물이다.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전진하고 싶으면 전진하고 바뀌고 싶으면 바뀌자. 그리고 혼자가 아닌 세상속에서 비굴하지 말자. 오늘도 누구보다 '눈 부시게' 자존감을 찾는 삶을 살아가고픈 모든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뜨거운 한 마디, 한 마디가 당신을 응원한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