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는 29일 ‘구광모 체제’ 1주년을 맞이하는 LG그룹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넜던’ 그룹의 경영 스타일이 구광모 (주)LG 회장 취임 이후 진취적으로 변했다는 진단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적극적인 사업재편을 실시하는 등 이전의 LG와는 다른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업체 이전과 대규모 투자, 경쟁사에 대한 소송 등 과거 LG그룹에선 보기 어려웠던 행보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누적 적자는 약 3조원까지 오르는 등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가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도 그룹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1월 15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는 서울 중구 대한상의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감한 매각 작업과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도 그동안 LG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LG그룹은 지난 1년 동안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매각, LG전자 계열사인 하이엔텍과 LG히타치솔루션 매각을 추진했다. 또 LG화학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 경영권 지분 일부에 대한 매각과 LG디스플레이 일반 조명용 OLED 사업 철수를 확정했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 주식(50%+1주)을 8000억원에 인수하고,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1조444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인사를 핵심임원으로 영입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미국 3M 출신 신학철 부회장을 LG화학 대표로 영입했다. 또 홍범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를 지주사 경영전략팀으로,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으로 발탁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미디어펜
당시 재계에서는 “최근 10년 들어 가장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밖에도 분기별로 연 4회 개최했던 임원 세미나는 월 단위로 바뀌었다. 이 자리에서는 직급, 나이를 불문하고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그룹 지주사와 각 계열사에 있는 부회장들의 의견을 경청해 사업 결정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 회장의 취임 후 LG전자 등 일부 계열사에서는 청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캐주얼 데이’가 확대 운영되고 있다. 격식에서 벗어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구 회장은 진취적인 경영활동을 지향하면서도, LG그룹이 오랫동안 지향해온 ‘고객 중심’ 가치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구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시무식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봤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며 “지금이 바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의 기본정신을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