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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한국판 아마존' 육성방안…현장 상황 안담겨" 아쉬움

2019-06-27 12:59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CJ대한통운 양천서브터미널에서 직원들이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분류되는 택배상자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권가림 미디어펜 기자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정부가 택배·배송대행업 규제 개편 등을 통해 한국형 '아마존'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부 방안을 두고 업계에선 현장 상황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6일 제18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물류산업은 낡은 제도와 불투명한 시장구조, 인프라  부족 등으로 환경 변화를 성장의 모멘텀으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지원체계, 성장기반, 시장질서 등을 중심으로 한 ‘물류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가칭)을 제정해 택배업과 배송대행업에 대한 별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법안은 내달 발의될 예정이다. 또 택배터미널 등 물류인프라 공급 확대, 첨단기술 투자 강화, 혁신물류 스타트업 발굴 등 물류산업 성장을 뒷받침 할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업계에선 안전관리 의무 강화 등 일부 방안을 두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대전 허브터미널 사고 이후 조명 교체 작업, 차선 변경, 보행자 통로 조성 등 이미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한 투자를 해 왔고 비용 인상 요인 배경이 되고 있다. 올해 1분기 CJ대한통운 택배 부문 매출총이익은 안전설비 투자 등 추가 비용 발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90억원을 기록했다. 단가 인상에도 이익 개선 효과를 못 본 셈이다. 

택배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기업에 화물차 증차 심의를 면제하는 방안도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방안”이란 지적이다. 현재 화물차 증차 심의는 1년 단위로 화물차 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택배기사는 각 지역을 맡은 대리점과 '집배송위탁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뒤 구역을 배분 받아 택배를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사 90% 이상의 택배기사들이 중간 대리점과 계약한다”며 “직접 고용자처럼 기본급을 받는 게 아니라 외부 물량 영업 여부·처리물량 등에 따라 수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직접 고용으로 전환한다면 정작 기사들이 수익성 때문이라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기사가 최장 3년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종사자 보호 방안도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국토부는 택배기사의 지위 안정을 위해 3년 수준의 운송계약 갱신 청구권을 신설(현재는 관행상 1년)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 클레임 등으로 일이 힘들다 보니 인력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관행상 1년’이라고 표기해 계약에 문제가 있는 것 마냥 표현했지만 택배기사 등은 1년도 버티기 힘들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현장을 보면 계약 불안정이 아니라 오히려 내 구역에 오래 남아주기를 원하는 입장”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제대로 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택배사와 택배종사자, 배달대행 등 여러 분야에서 의견을 수렴해 균형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윤영진 국토부 물류정책과 사무관은 “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처럼 사고가 발생하면 택배사는 책임이 없고 대리점에 잘못이 돌아가게 된다”며 “대리점을 통해 운영이 된다면 안전 등 측면에서 택배사는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운송계약갱신 청구권’에 대해선 “종사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계약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을 파악했다”며 “그간 종사자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위를 보장하는 조항이 없어 이번 기회를 통해 도입했다”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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