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효성이 국내외에서 탄소섬유(carbon fiber) 공장 신·증설에 나서며 미래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세계 최대 종합석유화학 기업인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탄소섬유공장 설립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체결식엔 조현준 효성 회장과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양 사는 이를 통해 탄소섬유 생산기술 개발 및 적용을 비롯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으며, 사우디 등의 지역에서의 공장 신·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아람코의 경영 노하우와 효성의 독자적인 기술이 합해져 앞으로 탄소섬유 등 미래 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호텔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과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효성
양 사는 지난 3월 첨단소재·수소·화학 등의 사업 협력에 관한 포괄적 MOU도 맺은 바 있으며, 당시 알사디 아람코 수석부회장을 포함하는 주요 경영진이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보기 위해 전주 공장을 찾았다.
아람코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의 일환인 자동차와 재생에너지 부문 등의 신규 사업에 있어 탄소섬유 등 첨단소재부문 독자 기술력을 보유한 효성과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탄소섬유 개발에 착수한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자체개발에 성공, 고성능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을 론칭한 바 있다.
또한 2013년부터 전북 전주 친환경복합산업단지 내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월부터 전주 공장 부지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있다. 증설 작업에는 468억원이 투입되며, 완공 목표는 내년이다.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 전경/사진=효성첨단소재
효성이 이처럼 탄소섬유 분야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은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비활성 기체 속에서 유기섬유를 1000~3000℃로 가열·탄화해 만든 것으로, 철보다 10배 이상 강하지만 무게는 25% 수준에 불과해 전기차·수소차 경량화 핵심소재로 평가된다.
또한 △항공우주산업(항공기 동체·내열재) △토목건축(경량재·내장재) △스포츠용품(골프채·낚싯대·테니스 라켓) △전기전자 등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꼽히며, 특히 수소 저장·수송·이용에 필수적이다. 실제로 올해 5월 강릉에서 폭발한 수소탱크의 경우 탄소복합섬유가 아닌 강철로 제작됐다.
시장 규모의 성장도 기대된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2018 탄소섬유복합재료 관련 기술 및 용도 시장 전망'에서 2030년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은 2016년 대비 383% 가량(판매량 기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탄소섬유 시장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면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