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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반환 22주년’ 55만명 다시 거리로…사상 초유 입법회 점거

2019-07-02 10:06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입법회를 점검한 홍콩 강영 시위대. /사진=사우스모닝포스트 홈페이지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기념해 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또 다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범죄인 인도법안' 철폐와 케리 람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강경 시위대는 경찰의 방어를 뚫고 홍콩 입법회 건물을 점거하고 영국 식민지 시절 사용한 홍콩기를 게양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일 블룸버그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55만명으로 추산되는 홍콩 시민들은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인 이날 홍콩 전역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와 캐리람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 강경 시위대는 헬멧을 쓰거나 우산,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홍콩의 입법회 건물을 무단으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쇠봉으로 철제 정문과 바리케이드, 유리로 된 건물 출입 등을 훼손했다. 경찰과의 대치도 빚어졌지만 과잉진압을 의식한 듯 물리력 사용을 자제했다는 평가다. 

또 의사당 중앙 홍콩 상징물에 검은 스프레이를 뿌리는가 하면 입법회 건물 밖에 게양된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내리고 영국 식민지 시절 사용한 홍콩기를 게양했다. 이는 내정 간섭을 거부하고 과거 영국이 보장했던 자치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로 보인다. 

경찰은 입법회 건물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입법회에 진입한 시위대에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청했다. 최루액을 동원한 다수의 경찰이 접근하자 입법회 안을 점검한 시위대는 모두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들은 입법회 밖에서도 다른 시위대와 합류해 도로를 점거했다. 경찰은 입법회 앞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우산, 계란 등을 던지며 맞섰지만 오전 2시 30분께 모두 해산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달 9일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날 전체 시위에서 5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시위를 진입하던 경찰관 13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람 장관은 이날 오전 4시에 경찰 수장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자청,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비판했다. 

람 장관은 “1일 벌어진 시위대의 입법회 불법 점거는 불법 폭력 행위”라며 “홍콩에서 법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가 심각하게 비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분노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경찰이 끝까지 수사하겠다”고 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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