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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차 K7프리미어, 준대형 스테디셀러의 변신

2019-07-03 11:00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는 늘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숙적이다. 다른 차급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유독 신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그랜저와 K7의 성적은 엎치락뒤치락 해왔다. 

지난 2016년 1월 출시된 2세대 K7은 수입 스포츠카가 연상되는 음각 그릴과 번개 모양 주간주행등 등의 디자인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출시된 그랜저IG가 중형 세단 시장까지 독식하며 K7은 약 10개월간의 짧은 인기를 누렸다. 

K7프리미어 홍보모델 유지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고급세단에 속하는 준대형 차량인 K7은 꾸준히 월평균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월 1만대를 넘나드는 그랜저IG의 인기에 가려 설움을 겪었다. 이런 K7이 새로운 얼굴과 최첨단 사양으로 무장하고 3년여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모델로 돌아왔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시 '더 스테이지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K7 프리미어를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3.0 가솔린, 시승 코스는 행사 장소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스튜디오 담'까지 왕복 168km 구간이었다. 자유로와 외곽순환고속도로, 경춘북로 등 주로 고속도로 위주로 시승코스가 마련됐다. 이중 반환점을 돌아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구간을 운전했다.

이번 K7프리미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고 하지만 외부 디자인은 풀체인지(완전변경) 못지않은 큰 변화가 가해졌다. 

전작에서 조심스럽게 살짝 파냈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신형에서는 쐐기 모양으로 움푹 파내 과감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헤드램프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위아래로 좁고 좌우로 긴 형태로 상단으로 올려붙였다. 직선의 미를 살려 한층 젊으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연출한다.

전작의 또 다른 디자인적 특성이었던 번개(Z)모양 주간주행등은 사이즈를 줄여 헤드램프 하단, 그릴과의 경계선으로 갈무리했다. 

리어램프 역시 번개모양을 새겨 넣어 앞모습과 통일성을 부여했으며 후면부 센터까지 연결된 그래픽으로 드라마틱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K7프리미어의 또 다른 외양적 변화는 전장이 기존보다 25mm 길어져 5m에 육박(4995mm)하는 덩치를 뽐내게 됐다. 전면 그릴 디자인 변경 과정에서 전장이 길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그랜저(4930mm)와의 차이는 기존 40mm에서 65mm로 벌어져 덩치 측면에서의 상대적 이점은 더 커졌다. 전폭(1870mm)과 축거(2855mm)는 그대로지만 애초부터 K7이 그랜저보다 각각 5mm, 10mm 넓고 길다.  

실제 뒷좌석은 다리를 뻗고 편히 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넓었다. 요즘은 준대형차가 중형세단 수요마저 흡수하며 오너드리븐(주인이 직접 운전하는 차)화 됐지만 뒷좌석에 손님을 모시는 용도로도 충분히 활용가능하다.

운전석에서 보는 K7프리미어도 고급 준대형 세단의 가치를 충분히 제공한다. 수평형 레이아웃의 인테리어는 차체를 한층 넓어보이게 하고 안정감을 준다.

기아자동차 준대형세단 K7프리미어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준대형세단 K7프리미어 실내 인테이러 /사진=미디어펜



무엇보다 대시보드에 살짝 기운 상태로 매립된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앞으로 기아차의 다른 차종이나 경쟁차들도 참고할 만한 인테리어 디자인적 성과다. 시인성이 높은 12.3인치에 달하는 디스플레이를 수평형 레이아웃을 해치지 않고 파묻었다는 게 놀랍다. 돌출형보다 한층 안정되고 깔끔한 모습이다. 

전자식 변속레버는 버튼이나 다이얼식에 비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이질감 없고 직관적이어서 좋다. 역시 변속기는 전자식이건 기계식이건 노브 위에 손을 얹고 있다가 밀고 당기는 게 제 맛이다. 

기왕이면 라인업에 새로 추가된 차세대 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을 적용한 모델을 몰아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준비된 차량은 그보다 배기량이 높은 3.0 가솔린 모델이었다.

최고출력 266마력에 최대토크 31.4kgf·m을 내는 6기통 2999cc 가솔린 엔진은 준대형의 큼직한 차체를 끌기에 충분하다. 요즘은 저배기량 터보 엔진이 대세라고 하지만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묵직하고 안정적인 바퀴 굴림도 포기하기 힘든 매력이다.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4가지 주행모드가 있는데, 스포츠 모드 변환시 엔진과 변속 반응이 확연히 빨라진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엔진회전수가 곧바로 5000~6000RPM까지 치솟으며 급격히 속도를 높인다. 주행모드 변환은 기어노브 바로 뒤쪽에 위치한 다이얼로 족하는 방식이라 굳이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도 직관적이다. 마음먹은 만큼의 각도로 차머리가 돌아가니 고속 주행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조향 응답성이 좋은 R-MDPS(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을 장착한 효과가 큰 것 같다. 이 기능은 3.0 모델에서만 누릴 수 있다.

최신 모델인 만큼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도 다양하게 갖췄다. 특히 최근 시승해본 차량중 손을 놓고 차가 알아서 운전가능한 시간이 가장 긴 것은 인상적이었다. 또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으로 후측방 영상을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는 차선을 옮길 때 시선 분산을 방지해줘 편리하다. 

신형 쏘나타(DN8)에 적용된 빌트인 캠도 K7프리미어에는 적용할 수 있다. 더욱이 IoT(사물인터넷)기능을 활용해 차량내부에서 집안의 전자제품을 컨트롤 할 수도 있다. 준대형세단 최초의 스마트모빌리티디바이스인 것이다. 

기아자동차 준대형세단 K7프리미어 /사진=미디어펜


기아자동차 준대형세단 K7프리미어 /사진=미디어펜



이 밖에도 시승한 K7프리미어는 3000cc에서 여유롭게 뽑아주는 힘과 웅장한 풍채를 통해 수입차에 버금가는 부심을 느껴볼 수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을 마치고 체크한 연비는 12.3km/ℓ가 나왔다. 3.0 GDi 19인치 타이어 기준 정부 신고 복합연비 9.8km/ℓ보다는 월등히 높았는데, 시승코스의 대부분이 고속도로였던 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의 고속도로 신고연비는 12.0km/ℓ, 도심연비는 8.6km/ℓ다.

K7 프리미어는 훌륭한 외모를 가졌다. 꽃미남의 섹시함과는 다른 미중년의 묵직한 중후함에 가깝다. 이를 통해 또 한번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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