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가변밸브듀레션 기능을 적용한 양산차를 출시한다.
현대·기아차는 3일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차는 이날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신기술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CVVD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화한 CVVD G1.6 T-GDi엔진 /사진=미디어펜
CVVD기술은 지금까지는 부분적으로만 가능했던 엔진 밸브 열림 시간 제어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기술로 상충관계인 엔진의 성능과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동시에 향상시키면서 배출가스까지 줄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적화된 밸브 열림 시간 구현…성능·연비↑ 배출가스↓
자동차의 엔진은 흡입-압축-팽창-배기의 4단계 과정을 통해 연료를 연소시켜 동력을 발생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흡기와 배기가 통과하는 관문인 밸브의 열리고 닫히는 시점과 깊이를 주행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가변 밸브 제어 기술들을 통해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높여왔다.
가변 밸브 제어 기술로는 밸브의 여닫힘 시점을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CVVT; 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 밸브의 개폐 깊이를 조절해 실린더 내 공기량을 제어하는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Continuously Variable Valve Lift) 등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이번에 처음 선보인 CVVD 기술은 엔진의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엔진들은 연비를 우선시하는 아킨슨 사이클, 성능에 중점을 둔 밀러 사이클, 연비와 성능 절충형 오토 사이클 등 세 가지 중 하나의 엔진 사이클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고정된 밸브 열림 시간(밸브 듀레이션, Valve Duration)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VVD 기술은 연비 주행, 가속 주행 등 운전 조건 별로 밸브 듀레이션을 길거나 짧게 제어해 아킨슨, 오토, 밀러 사이클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는데 기술적인 우수성이 있다. 또한 유효 압축비를 4:1~10.5:1까지 탄력적으로 조절이 가능해 가변 압축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CVVD 기술이 적용된 엔진은 출력이 적게 필요한 정속 주행시에는 흡기밸브를 압축 행정의 중후반까지 열어두어 압축 시 발생하는 저항을 감소시키고 압축비도 낮춰 연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가속 주행 시에는 흡기 밸브를 압축 행정 초반에 닫아 폭발에 사용되는 공기량을 최대화 함으로서 엔진의 토크가 향상돼 가속성능이 개선된다.
이외에도 CVVD 기술은 연료 연소율을 높여 배출가스 저감에도 높은 효과가 있다. CVVD 기술 적용 시 엔진 성능은 4% 이상, 연비는 5% 이상 향상되며 배출가스는 12% 이상 저감된다.
CVVD 기술은 운전 상황에 따라 성능 영역이 중요할 때는 성능, 연비 영역이 중요할 때는 연비에 맞춰 밸브 듀레이션을 바꿔줘 성능과 연비 두 가지를 동시에 개선시키는 기술로 과거 30년간의 가변밸브제어 기술과 133년 가솔린 엔진 역사에 기념비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차·기아차는 이번 기술 개발로 엔진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올라서는 것은 물론, 날로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저압 배기가스재순환 시스템도 국내 최초 적용
이날 공개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배기량 1598cc의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성능을 구현했다. 스마트스트림 G1.6 T-GDi에는 CVVD 기술 외에도 연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저압 배기가스재순환 시스템(LP EGR)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EGR시스템은 엔진에서 연소된 배기가스 일부를 다시 엔진으로 재순환시켜 연소실의 온도를 낮추고 연비를 개선하며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유도하는 장치다. 하지만 G1.6 T-GDi에는 연소된 배기가스를 터보차저 컴프레셔 전단으로 유입시키는 저압 시스템으로 고부하 영역의 효율을 높였다.
이외에도 스마트스트림 G1.6T-GDi엔진에는 △엔진의 온도를 신속하게 상승 혹은 냉각시켜 연비를 높이고 엔진 내구성, 가속 성능을 개선한 통합열관리시스템(ITMS; Integrated Thermal Management System) △기존 T-GDi 엔진의 연료 분사 압력인 250bar보다 40% 높은 350bar의 더 강력해진 직분사 시스템 △기계적인 마찰을 최소화한 구동부품을 적용해 엔진의 마찰을 34% 저감한 마찰저감 엔진무빙시스템 등의 신기술들이 적용됐다.
◇가변 밸브 제어 기술 역사에 '한 획'…엔진 분야 '퀀텀점프' 계기
현대차·기아차는 앞으로도 △신기술 개발을 통한 효율 향상 △IT와의 융합을 통한 상품성 향상 △전동화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 개발을 목표로 고효율의 우수한 상품성을 가진 파워트레인을 개발, 고객에게 최고의 주행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기아차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CVVD기술은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동차의 성능과 상품성 향상은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CVVD 기술이 최초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쏘나타 터보에 최초 탑재될 예정이며, 현대차·기아차는 향후에도 CVVD 기술이 탑재된 엔진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