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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울상짓던 석화업계 '빅3', 하반기 대반전 노린다

2019-07-07 14:56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LG화학 대산공장(왼쪽)·롯데케미칼 울산공장/사진=각 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고난의 행군'을 걷던 석유화학업계 '빅3'가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 총합은 75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틸렌·폴리에틸렌(PE)·고기능합성수지(ABS) 등 제품 마진의 부진했던 탓으로, 특히 플라스틱과 비닐 등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에틸렌의 경우 톤당 76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납사와 에틸렌의 차이를 나타내는 에틸렌 스프레드 역시 1년 만에 711달러에서 246달러로 급락했다.

에틸렌 스프레드 감소를 이끈 주범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셰일가스에서 뽑아낸 에탄을 사용하는 미국 화학사들의 생산량 증가다. 셰일가스의 채산성이 높아지면서 원유에서 추출한 납사보다 에탄의 가격이 낮아졌고, 에탄크래커(ECC)의 에틸렌 제조시 가격 경쟁력이 납사크래커(NCC) 보다 좋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가 자회사인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의 아로마틱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26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정유사들의 화학사업 진출 가속화도 언급된다. 

에쓰오일은 최근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컴플렉스(ODC) 준공식을 개최했으며,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다운스트림(SC&D) 건설 등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7조원을 투자한다. SC는 납사 뿐만 아니라 부생가스를 원료로 쓰는 설비로, 연간 150만톤 상당의 에틸렌과 PE 등을 쏟아낼 예정이다.

GS칼텍스도 납사 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및 부생가스 등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올레핀생산시설(MFC) 건설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설비는 연간 70만톤의 에틸렌과 50만톤의 PE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사진=한화케미칼



그러나 업계는 3분기부터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31억달러(4조원) 가량을 투자해 에탄크래커(ECC)를 통한 수익성 향상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ECC 가동률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간 1200억~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의 반격은 전지부문이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그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로 얼어붙었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미국·유럽에서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단결정 모듈 생산비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한화케미칼은 중국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재지급 결정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염화비닐(PVC)·가성소다 수요가 증가세를 그리고 있고, ABS 마진도 반등세에 접어드는 등 업황이 저점을 찍은 것으로 점쳐진다"며 "미중 무역분쟁도 완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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