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한국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에 일본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사업의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 들은 일본산 소재와 장비 수급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불확실성 축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65인치 커브드 UHD OLED 디스플레이 4장을 이용해 만든 장미꽃 형태의 조형물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LCD의 주도권이 사실상 중국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OLED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OLED 시장은 국내 제조사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86.5%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TV에 들어가는 대형 OLED를 생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양사는 OLED 포트폴리오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중소형 제품의 공급처를 확대하며 경쟁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의 대형 OLED 투자 재개 가능성에도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대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코리아의 ‘OLED 퍼스트’ 전략에도 경고음이 들어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디스플레이가 반도체에 비해 타격이 덜 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소재와 장비 등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4일부터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3가지 품목 가운데 하나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OELD 핵심 소재로 일본이 90%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유기물 증착 장비 등도 일본산 비중이 크다.
최근 중국이 안보 이슈가 상대적으로 덜한 디스플레이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은 OLED 기술격차를 위한 속도전이 절실하다. 그러나 일본산 소재와 장비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OLED가 프리미엄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세트 사업에도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폴더블폰과 OLED TV 등 차세대 제품군의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의 블루 발광 소재 대분을 일본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규제 폭이 확대되면 OLED 디스플레 산업 전체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라며 “폴리이미드도 중소형 플렉시블 OLED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