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11일 파나마 지역 선사로부터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2척을 1467억원에 수주했다. /사진=삼성중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삼성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수주 성과에 힘입어 2분기 매출에서 국내 조선 3사 중 큰 폭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은 올 수주목표 41%를 달성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 모잠비크 등으로 발주량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약진은 꿋꿋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중공업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조7599억원, 영업손실은 2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엔스코와의 소송 건으로 1억8000만달러의 충당금 설정과 미인도 드릴십이 손실을 유지한 원인으로 작용됐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07년 미국 선사 프라이드(현 엔스코)와 드릴십 1척에 대한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해 2011년 인도했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프라이드와 해당 드릴십에 대한 용선계약을 5년 체결했다. 하지만 페트로브라스는 2016년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건조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개인에게 지급한 중개수수료 일부가 부정 사용됐다”며 영국 중재법원에 중재를 요청한 바 있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16일 중재법원으로부터 엔스코 글로벌에게 손해배상금 지급 명령을 통보받았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견조한 수주량으로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빠르고 높은 매출 성장 폭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척과 인도 MJ FPSO 1기, 중형 원유 운반선 2척 등 총 32억달러(약 3조7000억원) 물량을 수주하며 올해 목표 78억달러의 41%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올 2분기 매출은 3조4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의 매출은 2조940억원, 영업이익은 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67% 감소했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부터 현대중공업으로부터의 인수합병이란 어수선한 상황 속 괄목할만한 수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까지 27억8000만달러 수주를 기록하며 목표(83억7000만달러)의 33%를 채우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수주 목표인 178억1000만달러의 16.8%를 달성했다.
다만 올 하반기 예상되는 LNG운반선 수주전으로 수주량을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 3사가 건조할 수 있는 물량은 15~18 척가량이다”며 “올해 수주하는 LNG선 인도는 2021~2023년으로 다양할 테지만 결국 조선 3사는 비슷한 척수의 LNG선을 인도하고 수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기대해볼 수 있는 물량은 모잠비크와 카타르, 러시아발 발주다.
17척의 러시아 쇄빙LNG운반선 수주는 삼성중공업이 싹쓸이를 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 조선소와 쇄빙 LNG 캐리어 설계 파트너로 나선 데다 쇄빙선 건조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러시아에서 대규모로 발주됐던 쇄빙 LNG 캐리어의 척당 가격이 약 3억2000만달러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건을 수주할 경우 올 수주목표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국영 석유 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의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사업에는 국내 조선 3사 모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이 발주할 LNG선은 40척으로 한 척당 2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는 올 3분기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LNG선 15척을 발주키로 했다. 발주 선박은 연간 LNG 1288만톤을 수송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국내 조선 3사와 일본 2개사 등 5개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미중간 무역협상도 최악의 국면을 넘기며 협의로 다시 돌아가 선주들이 우려하는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후판 가격 동결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올 2분기 국내 조선 3사는 매출 성장이 확실시되거나 적자폭이 감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