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우그룹, 졘룽그룹 등 중국 철강업체가 올해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바오우그룹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중국 철강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매섭다. 중국 정부는 올해도 생산 능력을 대폭 감축하는 철강 구조조정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잉 해소보다는 중국 철강업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업계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중국경영보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9위 중국 철강기업 졘룽그룹은 서북 최대 민영 철강업체 닝샤션인특수강을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외신은 션인특수강의 채무가 정리되는 데로 본격적으로 졘룽그룹에 편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졘룽그룹은 지난해 철강 생산량 2788만톤을 기록했으며 션인특수강은 정제탄 200만톤, 완제품 타르 130만톤, 소결광 600만톤, 쇳물 350만톤, 완제품 강재 35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중국 최대이자 세계 2위 철강회사 바오우그룹도 오는 2020년까지 충칭강철과의 합병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6743만톤의 조강을 생산한 바오우그룹이 마강그룹에 이어 충칭강철과 합병에 성공한다면 2021년 바오우의 연간 조강생산 능력은 1억톤에 이른다. 이는 조강 9642만톤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 1위 아르셀로미탈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정책 아래 규모 확대와 공급과잉 해소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로 지속적인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해 철강 가격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거나 환경오염 문제를 겪는 공장도 정리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허베이성 정부는 1억5400만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줄였다. 허베이성은 중국 내에서도 철강 생산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중국 내에서도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철강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으나 허가 받지 않은 공장이나 이미 가동이 멈춘 곳을 중심으로 폐쇄해 조강 생산량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중국의 1~5월 누적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4억488만톤을 기록했다. 호주 정부는 올해 중국의 철강 생산량을 사상 최고치인 9억4000만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체질 개선에 나선 중국 초대형 철강사들의 탄생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철강 업체들은 고부가가치화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철강산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로 거의 양분돼 있어 중국과 유럽, 일본 등처럼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는 제한적이다. 고로를 늘리면 원가도 낮아져 고급강에 중점을 둬 경쟁력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세계 철강이 과잉공급인 상황이고 국내서 다른 수요 산업이 생기는 게 아닌 이상 고로를 더 세우는 것은 무리”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WTP, World Top Premium) 철강 제품 자동차강판 등에 비중을 둬 제품 고도화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오는 2025년까지 자동차 강판 판매량을 연간 1200만톤 규모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강판 공급사 지위를 확고히 하기로 했다. 2017년 기준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910만톤이다. 기술개발에서는 대규모 공정기술 보다는 제품 기술과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고부가가치를 특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도 자동차강판 공급량을 늘려가며 글로벌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구조조정을 통해 과잉공급 문제를 조금 개선할 수 있지만 조강생산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 증가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생산규모로는 한국보다 우위지만 고급강재의 경우 포스코의 기술력이 더 높다는 게 전반적 평가”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