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경제산업성에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관련한 정책건의서를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경련은 일본어로 작성한 건의서에서 최근 일본 정부의 3가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와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조치를 언급하며 “재고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건의 배경에 대해 “일본은 지난 7월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품목에 대한 한국으로의 수출규제를 적용한데 이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통해 수출규제 품목을 전략물품주1)으로 추가 확대하려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수출무역관리령이 개정되면 규제품목은 광범위하게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일본정부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이 일본 측에 제시한 수출규제 방침 철회 이유는 5가지로 △국제가치사슬 교란 △일본 기업·경제 영향 가능성 △일본의 대외 이미지·신인도 영향 △정경분리 기조 약화 △동아시아 안보 공조체제 불안 등이다.
전경련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일본(소재 수출)→한국(부품 생산)→미국·중국·유럽(제품화)’의 가치사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일본의 조치는 글로벌 ICT기업들에도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사옥 입구 /사진=전경련 제공
이어 “규제 대상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의 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아 이미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으며 한국산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부품으로 사용하는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의 2차 피해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또 “한일 양국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온 안보 동맹국”이라며 “통상문제에 있어 오랜 역사적 안보 동맹국이라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야스쿠니신사참배, 교과서 검정, 위안부 문제 등 정치적 갈등 상황 속에서도 통화스와프, 투자협정, 비자면제, 자원개발을 위한 제3국 공동진출 등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왔다”고 언급했다.
“정치적 이유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행할 경우 그동안 암묵적으로 유지해온 ‘정경분리’ 기조가 약화되어 양국간 경제교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전경련이 한국어로 번역한 건의서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불가한 5가지 이유’라는 부제의 보고서 형식인 것과 달리 일본에 전달한 건의서의 부제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5가지 시점’이며 정중어체로 썼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