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중대한 도전’ 등 표현을 쓰며 강경 대응 입장을 내보인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강대 강 대치로 끌고 가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에서 오히려 꽃놀이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강경 대응은) 정권의 정신승리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사태 해결은 요원해질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거친 설전과 치열한 다툼은 외교 라인, 또는 각 부처 라인에 전적으로 맡기고 대통령은 차분함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고 협상력을 가져가기 위해 대통령만큼은 최대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또한 “지금 정부가 여러 가지 방법을 내놓지만 사실상 WTO 제소 같은 것은 실질적인 기간이나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린다. 그 사이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무너질 수 있다”며 “일부 조사에 의하면 일본에 비해 (우리 측) 수출피해가 270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결국 외교 문제의 사법화가 낳은 비극에서 시작한다. 이제 다시 외교로 돌아가야 한다”며 “다행스럽게도 어제 문 대통령은 ‘우리가 제시한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전날 일본에 대한 소재·부품 의존을 벗어나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경쟁력 강화인데, 이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반기업 정책 폐기 없이는 산업경쟁력이 강화할 수 없다”며 “돈을 쏟아붙는다고 해서 저절로 기술이 개발되는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강행 결정에 대해서는 “전임 정권 보복과 탄압에 절대 충성한 윤 후보자 임명은 의회 모욕, 의회 무시, 국민 모욕, 국민 무시이며 도를 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고발된 의원들이 경찰 소환 통보를 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경찰은 타깃 줄소환으로 야당 의원들을 겁박하고 있다. 여당은 사실상 면담에 가까운 조사에 응하며 정권의 야당 탄압을 부추기고 응원하는 실정”이라며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게 돼 있다. 아무리 협박하고 짓밟아도 새벽이 올 때까지 한국당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