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로써 현 정부 출범 이래로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16명으로 늘었다. 야당은 윤 후보자 임명을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임 정권에 대한 보복과 탄압에 절대 충성해 온 윤 후보자 임명을 끝내 강행한다고 한다”며 “의회 모욕, 의회 무시, 국민 모욕, 국민 무시이자 도를 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윤 후보자는 국회에서 모든 국민이 보는 가운데 위증을 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위증죄가 되느냐 안 되느냐를 떠나서 뻔뻔스럽게 위증하고, 법보다 의리라는 식으로, 조폭을 잡아야 할 검사가 조폭적 의리를 과시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면 국민이 믿을 수 있겠나 하는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며 “어떻게 막무가내로 임명을 강행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오후 논평에서 “정권 바람막이용 거짓말 검찰총장 임명 강행은 검찰 장악 완료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변인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임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은 윤 후보자 임명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검찰 개혁 등 업무 능력이 아닌 오직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짚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속한 김진태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16번째 사례다. 도대체 인사청문회를 무엇 때문에 하나. 인사청문회법을 폐지하거나 법을 개정해야지, 이런 식으로 인사청문회를 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거듭 성토했다. “국회를 무시한 채 임명하면 그 순간 이후로 검찰조직은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대통령은 그런 검찰총장을 위해 대놓고 국회를 무시했다”고 한국당과 궤를 같이했다.
오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윤 후보자가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고 강변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검찰총장의 개혁을 누가 신뢰하겠나”라며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듯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취임해 하는 말 한마디와 모든 행동이 의심에 의심을 낳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가 16명이라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이번 임명 강행으로 역대 최악의 ‘불통 대통령’을 예약했다”며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무력화한 독선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내 멋대로’ 대통령을 바라지 않는다”고도 쏘아붙였다.
김정화 대변인도 “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격 인사로 이미 판명이 난 인물이다. 제멋대로 할 거면 청문회가 왜 필요한가”라며 “ 인사 ‘청문’을 인사 ‘등용문’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임명 강행은 ‘협치 무시’, ‘국회 무시’를 넘어 국민을 향한 명백한 ‘도발’”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