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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포드, '합병' 수준의 협력, 플랫폼까지 '공유'

2019-07-17 11:39 | 김상준 기자 | romantice@daum.net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가 ‘합병’ 수준의 협력을 통해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 대비에 나섰다.

특히 폭스바겐은 막대한 개발 비용을 들여 완성한 플랫폼(차량 뼈대를 이루는 차체)까지 포드에게 ‘공유’하며 두 기업은 한 몸처럼 서로의 기술을 나눠쓸 것으로 예상된다.

허버트 디이스 폭스바겐 CEO와 짐 해켓 포드 CEO / 사진=로이터



17일 영국 로이터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포드는 ‘협력’ 수준을 넘어 하나의 기업처럼 철저하게 협업하며, 향후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분야 공동 개발에 나선다. 

표면적으로는 두 기업이 미국과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로 제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면에는 중국시장 판매 점유율을 상승시키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내용은 포드가 폭스바겐의 플랫폼을 사용해 전기차를 제작하고 오는 2024년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례적인 부분은 포드가 폭스바겐의 차체 부품을 그대로 사용해서 차량을 제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완성차 브랜드가 같은 부품을 공유하는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수준의 협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폭스바겐이 포드와 관련된 자율주행기술 벤처회사 아르고 AI에 31억 달러(우리 돈 약 3조 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고 AI는 3년 차를 맞이한 신생 기업이지만 자율주행관련 독자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자사의 플랫폼까지 내어주는 것에 비해서 포드로부터 취할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포드와 아르고AI에 투자한 폭스바겐이 관련 기술이 완성되면 곧바로 자사의 기술력으로 흡수 편입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폭스바겐은 포드로부터 완성된 기술을 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게 첫 번째 목표가 될 전망이다. 포드의 경우 완성된 전기차를 통해 까다로운 유럽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는 차량을 출시하고, 전체적인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두 기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향후 미국·유럽 시장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최종 목표는 중국시장 공략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비중의 29.4%를 차지한 최대 규모의 완성차 시장이다.

통계에서 보듯 중국 차량 판매는 단일 국가로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폭스바겐과 포드 역시 중국시장 판매를 강화해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이번 협력의 최종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포드의 협력은 ‘전략적인 합병 수준’에 가깝다”며 “폭스바겐의 영리한 투자는 포드를 부지런하게 일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현재 폭스바겐의 전기차 기술력은 다소 뒤처진 게 현실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기차·자율주행 차를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개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 및 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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