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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금리전쟁' 불붙었다…고금리 쫓는 '쏠림현상' 심화될 듯

2019-07-21 08:30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은행들도 예금과 적금상품의 금리 인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당장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사이에 금리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어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을 찾으려는 시중 자금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이달 중으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부턴 대출금리 하락도 예상돼 은행권 고객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8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8월 금리 인하를 점쳤던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행보였다. 최근 이어진 경기 부진과 일본 수출규제 조치 여파 등이 고려된 결과다.

한은이 생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시중은행들도 관련 금리 조정에 서둘러 착수한 모습이다. 일단 은행들은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손볼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수신금리를 0.1~03%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농협은행도 내주 후반쯤 수신금리 인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기준 연 1.45~2.05%, 적금 금리는 연 1.4~2.4% 수준다. 이번 주부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면 예·적금 금리는 대체로 2%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주 작은 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행권 고객의 특성상 제2금융권, 즉 저축은행들의 예금상품에 많은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6월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를 출시하면서 내놓은 연 2.0% 금리의 자유입출금통장과 연 2.5% 금리의 복리정기예금은 출시 직후 가입 신청이 쇄도해 출시 한 달이 되지 않아 이미 1000억원 안팎의 뭉칫돈이 몰린 상태다. 

웰컴저축은행도 골프 선수 이형준의 KPGA 대회 우승을 기념해 내놓은 정기예금 상품이 높은 금리 수준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본금리(세전 이자율)에서 0.3%포인트를 붙여 판매한 이 상품에는 수백억원 단위의 예금액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영향을 준다. 변동형 대출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정해지기 때문에, 코픽스 금리가 발표되는 내달 15일 이후엔 변동형 대출금리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 변동기에는 금융 소비자들이 작은 금리 차이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당분간 각 금융기관들의 이자 재산정 작업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고객들의 쏠림현상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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