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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일본발 ‘화이트리스트 제외 불안감’ 가중

2019-07-22 11:28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가 일본의 2차 무역보복 가능성이 커지면서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일본산 부품·소재의 재고 확보는 물론, 대체재와 거래선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산업 생태계에서 일본의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제재가 실행되면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22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일본은 조만간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산 제품 판매중단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365싱싱마트 매장 내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이 수출절차를 간소화해주던 혜택이 없어진다. 현재 일본 정부는 미국과 영국 등 27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은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24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 중 관련 법 규정을 수정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의 1차 무역보복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정조준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술(IT)은 물론, 제조업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850개 가량의 전략수출 품목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당 품목의 경우 계약 건 별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신청과 심사까지는 90일까지 소요된다. 또 포괄 허가의 유효 기간은 3년이나 개별 허가의 유효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수출을 불허할 가능성도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추가로 수출규제에 나선다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후 대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추가 수출 규제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해당하는 품목 대다수가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부품 또는 기계”라고 예상했다.

기업들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일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전의 가능성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일본산 주요 소재·부품에 대한 재고 확보와 함께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재와 부품의 경우 일본산을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진통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소재와 부품이 사업별로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대체 수입선을 확보할 수 있는 품목이 다수지만 특정 부품과 소재는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진통을 국내 산업 시스템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재와 핵심 부품에 대한 특정 국가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핵심소재와 부품을 단기간에 국산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본과 정치·외교적 해법을 마련하는 동시에 기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마련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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