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일본을 극복하고 실질적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극일(克日)”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국민이 힘을 합쳐서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친일, 반일 편 가르기 하는 게 과연 사태 해결이 도움이 되나. 기업들은 당장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인데, 쫄지말라고 말만 하면 기업들의 경쟁력이 살아나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가운데)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자유한국당
황 대표는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청와대와 여당의 행태를 보면 이제 답답함을 넘어 안타까울 지경”이라며 “사태가 20일을 넘어가는 동안 청와대와 여당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은 게 있나. 반일감정으로 선동하고 국민 편 가르고 야당 공격에만 바빴지 무슨 해결책을 내놨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지금 우리 당이나 국민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일본이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잘못된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그런데 청와대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죄다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태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니 문재인 정권이 사태를 해결할 생각은 없고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황 대표는 “더 걱정되는 것은 과연 문재인 정권이 사태를 해결할 능력이 되는가 하는 근본적 의문”이라며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라고 하면 외교적으로 풀든 맞서서 결사항전을 하든 사태를 극복할 대책을 내놓는 것이 우선인데, 이 정권은 연일 일본과 싸우자고 선동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싸워 이길지에 대해서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외교적 해법도 싸워 이길 전략도 없다. 지금 이 정권의 대응은 나라를 패망으로 몰아갔던 구한말 쇄국정책과 다를 게 없다”며 “한미동맹이 튼튼하고 확고한 국제적 지지를 받는다면 일본 아베 정권은 이렇게 폭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반시장, 반기업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무너뜨리지만 않았다면 일본의 경제보복에 훨씬 더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황 대표는 “우리 국력을 키워 일본이 감히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한일관계의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다. 율곡 선생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10만 양병을 주장했듯이 지금 우리에게는 우리 경제를 지킬 10만 우량기업이 필요하다”며 “우리 경제 상황은 모든 게 거꾸로가는 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제 펀더멘탈이 무너져내리면 일본과 싸워 이길 길도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검토를 언급한 데 대해 “안보를 볼모로 삼는 압박 카드는 무모한 것”이라며 “지소미아 파기가 이 정권의 진심이라면 한미동맹을 파괴하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민족끼리’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최고위 회의에 앞서 당 지도부는 ‘정권의 홍위방송으로 전락한 KBS는 각성하라’ ‘노골적인 총선개입 KBS는 해체하라’ ‘편파방송 민심조작 KBS는 사과하라’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최근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한국당 로고 사용으로 물의를 빚은 KBS를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