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며 실적개선 배경인 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확대를 통한 판매믹스 개선을 하반기에도 지속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가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률을 4%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분기에는 신차판매 확대와 SUV 비중 확대 등으로 1분기에 이어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되고 있고, 권역별 책임경영체제 도입 이후 전사 차원의 재고 안정화와 인센티브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면서 “원·달러와 원·유로 환율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도 주요 시장에서 신차 출시가 잇따르면서 믹스 개선이 지속될 예정”이라며 “특히 제네시스 최초의 SUV 차종인 GV80이 국내시장에 출시되고 해외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와 베뉴 판매가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이같은 제품 믹스 개선 효과 등을 통해 연간 4% 이상의 영업이익률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전동화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 분야 연구개발에도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전체 판매 중 SUV 비중은 지난해 2분기 34.6%에서 올해 2분기 40.1%로 증가했다. 대당 판매 가격이 높은 SUV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전체 판매실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베뉴 등 신차 효과도 수익성 확대에 한 몫 했다. 신차가 노후 모델들을 대체하면 인센티브 비용이 줄어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이런 효과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며 2분기 내수 시장에서만 1만3000대 이상이 판매된 팰리세이드는 6월 미국 출시 이후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지며 실적 개선의 선봉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규복 현대차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상무)은 “팰리세이드 출시를 계기로 미국 내 SUV 시장점유율을 기존 1.5%에서 4%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팰리세이드는 물량 측면 뿐 아니라 국내 수출 차종으로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미주 권역 내 수익성을 견인할 차종”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7월부터 (팰리세이드의) 본격 소매 판매 시작을 고려하면 올해 (미국시장에서) 약 3만대 이상 판매가 예상된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7만~8만대 신규 수요를 예상하지만 우리 공급능력과 미국 연비 규제 추이, 무역확장법 슈퍼 232조 발효 상황,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매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뉴는 국내는 물론, 그동안 부진했던 인도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이끌 기대주로 주목된다. 지난 5월 인도 시장에 출시된 베뉴는 6월 말까지 1만6000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최 부사장은 “그동안 부진을 보이던 인도 시장은 베뉴의 성공적 시장 진입에 이어 앞으로 신형 i10까지 출시되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이후 부진이 계속돼 온 중국 시장의 경우 단기적인 판매 회복을 위해 무리하기 보다는 중장기적 목표를 세워 놓고 판매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구자용 현대차 글로벌PR담당 전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0년 이후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고, 올해 수요는 전년 대비 8% 하락한 2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정부의 자동차산업 부양 노력과 신에너지차 등 성장 동력 변화에 힘입어 2025년에는 30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중국 판매목표를 86만대로 수립했는데 여러 가지 대내외적 변수를 고려할 때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단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무분별한 판촉 강화와 인센티브 확대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판매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전무는 중국 시장에서의 중장기적 목표로 ‘100만대 판매 회복’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사업 전략으로 ‘중국시장 점진적 수요 증가에 대비한 생산 합리화’, ‘우수 딜러 유출 방지 위한 재고 조정 및 딜러망 관리 개선’, ‘신형 쏘나타, ix25 등 혁신적 원가구조와 상품성 가진 신차 출시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을 꼽았다.
현대차는 아직 수익보다는 투자비 부담이 더 큰 분야인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손익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구 전무는 “오는 2025년 26개 모델, 약 100만대 수준의 친환경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친환경차 부문에서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도입하면 부품 공용화와 통합 구매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전기차 재료비 절감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30.2%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4.6%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3분기(1조2042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