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오는 29일부터 7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영공 침범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안보 관련 사안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원포인트 안보국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만 목을 매는 모양새다. 자칫 7월 임시국회가 6월 임시국회와 마찬가지로 공전만 거듭하다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전경./미디어펜
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공동으로 원포인트 안보국회 소집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안보 정책을 수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안보 국회가 너무나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도 “국회를 장기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나 원내대표와 의지를 갖고 국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소집을 요구하게 된 근본 원인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급박한 안보 환경에 있다. 북한 목선 삼척항 무단 입항 사태로 불거진 안보 불안이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및 영공 침범, 이 사이 발생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까지 이어지며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와 중국·러시아의 도발은 대한민국의 위중한 안보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초유의 안보위기’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안보 문제마저도 추경 처리와 협상하려고 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위 앞에 국회마저 직무 유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추경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회 소집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추경 예산과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이 함께 처리돼야 한다”며 “일본의 경제침략이 점점 노골적이고 장기화하고 있는 비상상황에서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추경 처리와 반일 프레임을 엮어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홍 수석대변인은 또 “(야당이) 다시 정부에 제대로 된 추경안을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시급한 민생현안 극복을 위한 추경 처리에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케 한다”며 한국당을 겨냥해서는 “건건 마다 발목을 잡는 한국당의 행태에 결국 국회를 연장시키고 재소집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한국당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를 하려 한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고도 주장했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추경과 안보국회를 서로 맞교환하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주말 간 여야의 협상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입장차가 명확하다 보니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7월 국회도 빈손 국회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