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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경영 시계…한숨만 쌓이는 기업들

2019-07-29 11:48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영 시계가 오리무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무역보복’, 내수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기업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특히 일본발 악재는 성장률까지 짓누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 환경을 내다보는 기업들의 시선에는 근심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탈출구가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향후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가 80.7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09년 3월(7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8월 BSI는 비제조업(89.1)에 비해 제조업(74.7)의 부정적 전망이 크게 나타났다. 기업들은 주요 원인으로 계절적 요인 외에도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 감축 우려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망치가 감소하는 경향을 고려해도 이번 8월의 전달대비 전망치 감소폭은 지난 10년 동안 가장 컸다. 최근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경영 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2분기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된데 이어 기업의 경기전망 역시 크게 하락하면서 하반기 경제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대응과 함께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일본은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명단)에서도 한국을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갈등 장기화는 우리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국제무역통계 HS코드 6단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일본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 50% 이상은 253개로 나타났다.

한·일 간 무역특화지수(TSI)를 분석한 결과, 섬유류 및 생활용품 산업 등 경공업을 제외한 대부분 중화학공업에서 일본에 경쟁 열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도 메모리 반도체산업을 제외하면 절대열위로 분석됐고, 평판디스플레이산업 역시 경쟁력이 뒤쳐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동차 산업 역시 상당 기간 경쟁력이 열위에 있었으며 그 격차도 커졌다.

보고서는 “과거 한·중 사드 사태나 한·일 수출규제 문제에서 바라볼 때 산업경쟁력이 견고한 우위를 갖지 못할 경우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빠지고 경제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경쟁력을 미래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민·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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