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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집행부 '전면 파업 불사'…더 큰 위기 오나

2019-07-30 11:40 | 김상준 기자 | romantice@daum.net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가 또 다시 사측에 기본급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 준비에 나섰다. 어려운 회사 내부 사정과는 동떨어진 과도한 요구이며, 노조 내부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 섞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집행부는 사측에 2019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기본급 8% 인상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의견을 수용해 주지 않을 시 ‘전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업에 멈춰 선 르노삼성 부산 공장 / 사진=르노삼성



지난달 1년이 넘는 진통 끝에 2018년 임단협을 타결한 르노삼성 노사는 상생선언을 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보였으나, 노조 집행부는 또 다시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상생선언은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쇼’에 불과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들 간의 서로 다른 입장차로 노노(勞勞)갈등이 심화되어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 집행부는 작년 한 해 동안 과도한 파업을 조장하며 회사를 어려움에 빠뜨렸고, 부산지역 협력 부품 업체들을 고사 직전의 위기까지 몰아갔다.

무리한 노조 집행부의 파업 요구에 일반 노조원들은 공장 폐쇄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지난 6월9일 노조집행부의 전면파업 선언에도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정상 출근해 공장을 가동하기도 했다. 이처럼 노조 집행부와 일반 노조원들 사이에는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노조 집행부는 노조원과 비(非)노조원을 차별해서 노조원만 추가로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사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임금 차별요구는 이례적인 상황이라 르노삼성 내부적으로 노조 집행부의 집단 이기주의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 QM6 LPG / 사진=르노삼성



특히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최근 출시한 QM6 LPG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여 오래간만에 공장에 활기가 돌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전면파업하자는 노조 집행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과도할 정도로 길게 끌어온 작년 임단협으로 인해 여론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파업에 나서는 것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르노에서 배정받은 닛산 로그 위탁 생산 분이 올해 말이면 계약 종료되어 오는 12월 출시 예정인 신차 'XM3'의 생산을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꼭 배정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XM3의 물량배정이 확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파업에 나서는 것은 향후 엄청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신차 ‘XM3’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지난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이어지는 휴가기간에 프랑스 르노 본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르노본사의 결정에 향후 르노삼성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해 르노삼성 노조의 과도한 파업 및 임단협 지연으로 인해 르노삼성에 대한 르노 본사의 인식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부진은 르노 본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르노 산하의 닛산이 실적 부진으로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으며, 르노그룹 전체적인 물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 일본, 스페인 등 각 지역의 르노그룹 관련 공장들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본 닛산 공장과 르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현재 르노삼성이 담당하는 물량 전부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르노삼성 물량 전부를 빼앗기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업계 한 원로 관계자는 “르노삼성 현 노조 집행부는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실적 부진으로 인해 감축·감원·공장 폐쇄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파업은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르노 본사 입장에서 ‘노조 리스크’가 큰 르노삼성 부산 공장을 좋은 시선으로 볼 리가 없다”면서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는 한치 앞만 보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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