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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달리는 한·일 산업부, '수출규제' 누구 말이 맞나?

2019-08-02 15:32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지난달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2일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는) 한·일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게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조치는 한국 정부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한국 측의 성의있는 시정 조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코 산업상이 말하는 시정조치는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한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확인한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세코 경제산업상은 "절차나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에칭 가스 등 3대 반도체 재료에 대해) 한국에 수출을 할 수는 있다"며 "이 점에 대해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9일 일본 측이 한국의 수출통제 인력과 조직 규모 등을 들어 수출통제 관리실태가 미흡하다는 데 대해 "한국의 제도 운영현황을 잘 알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표명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전략물자 통제 권한이 경제산업성에 귀속되지만 한국은 통제품목의 특성과 기관의 전문성을 고려해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품목별 특성에 따라 산업부(산업용 전략물자)·원자력안전위원회(원자력 전용)·방위사업청(군용) 등으로 구분하고, 전략물자관리원·원자력통제기술원 등 전담기관을 통해 허가·판정·집행 등 전문적 지원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인력 규모 측면에서도 전략물자 허가·판정을 위해 110명의 전담인력이 3개 부처와 2개 유관기관에 배치돼 있고, 대북 반출입 물품에 대해서도 14명의 인력이 별도로 있는만큼 일본에 비해 규모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한편 한국과 일본 양국은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과장급 실무자 간 접촉을 한 바 있다. 이 만남에 앞서 한국 산업부는 국장급 '협의'를 바랐으나, 일본 경제산업성측은 양국간 과장급 '설명회'로 한정해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제재 조치를 두고 한국 산업부는 상호 협상 가능한 어젠다로, 사실상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일본 산업성은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로 인식한 셈이다.

이 같은 기본적인 인식 차이의 결과는 브리핑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철희 산업부 동북아통상과장은 "에칭 가스등 3대 품목 수출 제제 조치에 대한 원상회복인 즉, 철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산업성 간부는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에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일관된 취지로 설명했다"며 "한국 산업부의 규제강화의 철회를 요구하는 발언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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