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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보복 대응책 ‘지소미아 파기’…정치권도 ‘갑론을박’

2019-08-04 14:21 | 김동준 기자 | blaams89@naver.com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수출 관리 우대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상황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지소미아에 대해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본다”던 입장에서 사실상 180도 선회, 파기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조선중앙통신


지소미아는 북한의 핵무기라는 공동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일 양국이 지난 2016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일본이 가진 위성, 레이더, 이지스함, 조기경보기 등 정보 자산으로부터 대북 정보를 공유받고, 대신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탈북자나 북한 내부 정보원으로부터 습득된 ‘인간 정보(HUMINT)’를 공유받게 됐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한일 양국이 공유한 정보만 총 22건에 달한다.

사실 지소미아는 체결 직후만 하더라도 논란이 있었다.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데 대한 거부감에서다. 정동영 당시 국민의당 의원은 지소미아 효력을 정지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52명 의원과 함께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장거리 미사일 도발이 잇달아 발생하자, 한일 양국이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마다 자동 갱신되는 지소미아는 이견 없이 연장 수순을 밟아왔다.

◇與 ‘파기’ vs 野 ‘불가’

그러나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지소미아는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18일 ‘지소미아 재검토’를 거론한 데 이어 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일본과)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청와대가 강경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해찬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에서는 이번 달 24일까지 결정해야 하는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두고 ‘불가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에서는 지소미아가 ‘유사시 한반도에 자위대를 파견하고자 하는 일본의 야욕’이라는 비난과 함께 파기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반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에서는 한미일 삼각공조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소미아 파기가 공공연히 거론되는데, 대한민국의 한미일 공조 이탈, 북중러로의 은밀한 진입이 현실화할까 두렵다”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안보 자해”라고 썼다.

◇與 일각선 ‘신중론’도…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지소미아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안보 측면에서 지소미아가 가져다주는 수혜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방일단으로 일본을 다녀온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 “우리가 안보를 위해서라도 일본으로부터 여러 가지 정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신중론이 실제 여권 내부에 받아들여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지소미아 파기가 결국 '미국을 움직일 결정적인 수'라는 인식이 강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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