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지난 2분기에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국내 대형항공사들은 물론, 다른 LCC들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초부터 경제 악화로 여행객이 줄어든 데다 ‘보이콧 재팬’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 원화가치가 하락해 항공유를 외화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의 외화환산손실 규모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제주항공이 지난 2분기 영업 손실27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33억원)에 비해 10.5%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9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경쟁심화,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악화가 겹치면서 적자전환 됐다”며 “(향후) 중국 신규취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다변화하고, 신규서비스를 통한 부가매출 확대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항공기 /사진=각사 제공
제주항공 뿐 아니라 다른 LCC들 또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LCC 6개사 공급석은 1688만여석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지만, 탑승률은 83.6%로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감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공급을 확대한 것에 비해 여행 수요가 늘지 않아 기대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원래 비수기”라면서 “경제가 악화되면서 올해 초부터 여행객 수가 감소하는 추세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보이콧 제팬’까지 가세하면 국내 LCC들 모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 역시 어둡다는 점이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명단) 제외 여파로 일본 여행객 감소는 예상된 수순이다. 이에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30%에 달했던 LCC들은 일본 노선을 줄이고 중국과 동남아를 늘리는 쪽으로 노선을 정리 중이다.
원화가치 하락도 향후 항공 업계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13원이다. 원화가 계속 하락할 경우 외화 결제가 많은 항공사들의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LCC뿐 아니라 국내 대형항공사들 역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객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화물 부문의 물동량 감소로 수익 악화가 예상된다. 연내 매각을 목표로 삼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대한항공의 2분기 여객 실적은 양호한 수준으로 예상되나, 화물부문 부진과 일회성 인건비가 이를 일부 상쇄했을 것”이라며 “화물부분은 물동량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적재율과 운임 모두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