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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배우는 시장경제⑫] 올해 신설법인 수 역대 최고치, 마냥 좋은 지표가 아니다

2019-08-09 14:50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통계는 사회과학에서 현상이나 비교 대상을 설명하는 가장 객관적인 도구로 꼽힌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혼동하거나 상관관계를 잘못 해석하면 엄청난 오류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경제현상 분석 및 정책 수립에 있어 샘플링을 잘못한다거나, 얻고자 하는 답을 얻기 위해 분석 대상을 특정화한다면 심각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다양하게 도출되는 통계가 현상을 제대로 묘사했는지, 왜곡된 해석은 없었는지, 정확하게 분석했는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올바른 인식 전달 및 시장경제 창달에 기여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신설법인이 5만3901개로 전년 동기 대비 2.1%(1111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4만8263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의 신설법인수보다 5638개 늘어난 수치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1만1369개, 21.1%)·제조업(9851개, 18.3%)·부동산업(6772개, 12.6%)·건설업(5533개, 10.3%) 순으로 많았다. 제조업 중에선 음식료품(510개↑, 41.5%↑)·기계·금속(161개↑, 8.3%↑)·섬유 및 가죽(109개↑, 17.4%↑)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7.7%(706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 신설법인은 부동산업(1799개↑, 36.2%↑)·전문 및 과학·기술서비스업(418개↑, 10.5%↑)·숙박 및 음식점업(160개↑, 20.2%↑) 등이 늘어나 지난해 상반기 대비 7.2%(2412개) 늘어난 3만6108개를 기록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9 상반기 연령별 신설법인' 현황./도표=중소벤처기업부



외견상 굉장히 훌륭해 보인다. 하지만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이 아니다(Not all that glitters is gold)'라는 말이 있듯, 신설 법인 수가 늘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창업자는 회사에 다니다 나와서 자기 명의로 법인을 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기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체 창업자 중 40대가 34.5%, 50대가 26.3%를 차지하는 등 4050이 60.8%로 집계됐고, 60대는 11.28%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는 △소득주도성장론에 입각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미·중 무역 갈등 △한·일 외교·무역 분쟁 등 굉장히 많다. 그런 가운데 실적이 악화돼 '희망 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말이 좋아서 희망퇴직이지,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다.

업계에 따르면 2개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매출 5조3534억원, 영업손실 3687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의 경영상황을 반영해 '경영효율화'를 목표로 희망퇴직과 임원 축소 등 조직 슬림화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분기에 생산직 3000여명을 줄인 LGD는 이번 희망퇴직에 생산직은 물론, 사무직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LGD 임직원 수는 2만9000명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정몽원 만도 회장은 사상 최초로 담화문을 통해 "미·중 무역갈등 등 중국 내수 시장의 판매 저조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녹록지 않은 자동차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2월로 예정됐던) 희망퇴직을 5개월 앞당겨 실시하며, 임원도 20%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1분기 기준 매출액은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9% 감소했기 때문이다.

'잇츠스킨' 등을 판매하는 화장품회사 잇츠한불은 근속연수와 접수 정원 제한도 두지 않고 만 31세 이상인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한창 회사에 다니고 있을 법한 405060이 전체 창업자 수의 72.08%를 차지했다는 중기부의 통계자료는 더욱 서글퍼보인다. 단순히 법인 수가 늘었다고 해서 무작정 기뻐할 수 없는, 우울하고도 불편한 진실이 통계표 너머에 자리하고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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