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장관·장관급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되면서 국회도 본격적인 청문회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일단 야당의 ‘제1타깃’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보인다. 다만 조 후보자만큼이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 후보자가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범위 밖에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야당에선 칼을 벼르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한 후보자를 주목하는 이유는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 규제를 위해 방통위원장을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10월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 유포자를 의법처리 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가짜뉴스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보조를 맞췄다. 즉, 현 정부 가짜뉴스 대응 움직임과 맞물린 인사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청와대가 지명한 한 후보자가 “지금 문제가 되는 가짜뉴스 내지는 허위조작정보는 표현의 자유 범위 밖에 있는 내용으로 안다”고 언급하면서 야당은 반발심은 커져가고 있다. 앞선 이 전 위원장의 사퇴를 둘러싸고 일각에선 정부의 가짜뉴스 대응 방침에 ‘자율규제’ 원칙을 강조해서라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야당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우선적으로 문제 삼는다. 진보 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 대표를 지냈다는 점에서 이념 편향적일 수 있음은 물론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한 후보자는 민언련 공동 대표 아니냐. 보수 언론 공격수 출신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그동안의 행적을 감안하면 적임자가 아니다. 방송 중립성·독립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짚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한 후보자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미디어·게임 등 방송통신 산업 전반에 식견을 구비한 자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의 전과 이력을 둘러싼 도덕성 검증도 벌어질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국회에 신고한 전과 이력 3건 가운데 1건이 비공개 상태다. 공개된 2건은 1987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력과 1993년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만 원을 선고받은 이력이다. 야당은 비공개로 한 이력이 ‘음주운전’ 전과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한 후보자는 이날 방통위 해명자료를 통해 “인사청문요청안 부속서류로 제출한 범죄경력 조회 자료는 경찰청에서 받은 것 그대로”라며 “(음주운전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도 불거져 있다. 2010년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 제출한 석사 논문 ‘방송보도의 공정성 심의제도에 대한 연구’가 2008년 성균관대 대학원 법학과에 제출된 ‘방송광고심의제도에 관한 헌법적 고찰’ 논문과 유사하다는 것. 한 후보자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