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완성차 시장에서의 게임체인저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하반기 투자액을 3조5731억원 확정, 기아자동차도 2조1412억원에 달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총 설비투자에 5조7143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이는 2000년 이후 세 번째 찾아온 자체 '슈퍼 신차 사이클'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전략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다"라며 "2019년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설비투자액을 상반기보다 3배 늘릴 전망이다.
상반기 자동차 부문 시설 및 설비투자(로템 제외)에 1조1850억원을 쓴 현대차는 하반기 3조573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아차 역시 상반기(7461억원) 설비투자의 3배 규모인 2조1412억원을 하반기에 투입한다.
투자 확대의 배경은 현대·기아차가 올해 들어 세 번째 '슈퍼 신차 사이클'을 맞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의 게임체인저를 선언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방침대로 신차를 활용한 시장에서의 반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아차를 인수한 현대차는 2000년대 초 플랫폼 통합 작업을 앞세워 중형차와 준중형차 시장에 대대적인 신차 출시를 단행했다. 이후 대규모 신차 출시는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이뤄졌고 3차 '슈퍼 신차 사이클'인 올해 대규모 신차 출시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역에 불어 닥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광풍에 대응하기 위해 이전에 없던 소형과 엔트리급 SUV를 내놓았고 위로는 단종됐던 대형SUV까지 부활시켰다.
특히 현대차는 효자 모델인 8세대 신형 쏘나타(DN8)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도 계획 중이다.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이 다소 위축된 중형세단 시장에 새롭게 신형쏘나타를 출시하고 기존의 고객들을 모집할 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그랜저마저 부재한 미국세단시장에서 쏘타나를 통해 재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대차의 첨단 기술로 무장한 쏘나타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 변신마저 꾀하고 있다. 쏘나타는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를 콘셉트로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중형세단으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쏘나타와 함께 현재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SUV와 친환경차량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전망이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부터 반격에 나선다.
주력모델이었지만 한동안 주춤했던 세단의 K5를 시작으로 인기 SUV차급인 쏘렌토와 카니발 등 볼륨 모델이 내년까지 줄지어 새 모델로 거듭난다. 이 차량들은 현재 미국전략차종으로 맹활약중인 텔루라이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보이며 새로운 볼륨모델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인 차종들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생산설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미국시장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입지를 굳히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네시스의 엔트리 차종 G70이 저변확대에 나섰고 G90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전과 비교해 생산기술이 발달하면서 특정 모델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며 "그런데도 투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모델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