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올 시즌 성적은 메이저리그 팬들은 물론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국내팬들조차 놀라게 만든다.
무엇보다 시즌 일정의 80% 가까이를 소화한 현재 평균자책점이 1.64라는 사실은 경이롭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압도적 1위일 뿐 아니라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의 2.41보다 한참 낮다.
류현진이 어떻게 이렇게 최고의 짠물 투수가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다. LA 타임스가 23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의 1점대 평균자책점 비결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끈다. 그 비결은 바로 5가지 구종을 예측불가능하게, 그것도 완벽한 제구로 던진다는 것이었다.
류현진은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5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메이저리그 진출 초창기만 해도 포심과 체인지업 위주에 커브를 가끔 섞어 던졌는데 투심과 커터를 장착해 구종이 다양해졌다.
던지는 구종이 많아졌다고 안타를 덜 맞고 평균자책점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구사하는 5가지 구종 모두 커맨드가 좋기 때문에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런 능력은 그를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투수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즉, 빼어난 컨트롤이 뒷받침된 예측하기 어려운 구종 선택을 호투의 비결로 꼽은 것이다.
소위 '주무기'로 불리는,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는 점이 상대 타자들을 더욱 곤경에 빠트린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초구를 던질 때 고민 없이 5가지 구종을 모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다저스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와 비교한 설명도 덧붙였다. 커쇼와 뷸러는 초구로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
2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에도 류현진이 무슨 공을 던질지는 초구만큼이나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했다.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 레즈)의 경우에는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류현진은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고 그 날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구종을 선택한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 타자들은 어떤 볼카운트에서 류현진의 어떤 공을 노려치는 것이 가장 '예측 타격'을 하기에 좋을까. 류현진은 예외적으로 3볼 노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는 포심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투수들과 비교하면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편이라고 하니 '예측불가' 피칭은 볼카운트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24일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 시즌 13승에 도전한다. 강력한 타선의 양키스를 상대로 류현진이 또 어떤 '예측불가 5색조 투구'를 펼칠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