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23일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으로 악화한 여론을 전환하려는 ‘꼼수’로 규정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로 북한 김정은은 만세를 부르고, 중국과 러시아는 축배를 들 것”이라며 “정말 국익을 생각한다면 지소미아가 아니라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결국 조국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자 여론 악화를 덮기 위해 지소미아 파기를 강행한 것 아닌가. 물론 아니라고 하겠지만, 굳이 (지소미아 연장 시한을) 이틀이나 앞당겨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것만 봐도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자유한국당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말 대한민국을 지킬 의지가 있나. 청와대는 미국과 충분히 협의했고, 한미동맹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는 데 정말 그런가”라며 “당장 미국은 문재인 정부와 지소미아를 적시하면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불신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일각에선 주한미군 철수까지 심각하게 걱정한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돼도 괜찮단 건가”라며 “한미동맹에 영향이 없다는 정부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려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를 통해 현 정권의 이중성과 위선이 드러났다. 제대로 해명도 못 하고,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가짜뉴스라고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고 심지어 여야 대결로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여야 대결이 아니라 국민과 위선정권과의 대결이다. 분노한 국민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또 “이 시점에 지소미아를 파기함으로써 국민 감정을 선동하고 지지기반을 결집해 정치적 위기를 탈출하려는 의도 아닌가”라며 “일상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에 대한 갑질이자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끝끝내 정권의 이익을 좇아 잘못된 길로 나아가면 더 이상 국민은 이를 방관하고 용서하지 않는다. 앞으로 닥칠 안보와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재검토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고조체제 복원에 적극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정권의 반일선동 인질로 잡혀있던 지소미아가 끝내 어제 문 대통령에 의해 끝장나버렸다”며 “대통령 측근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쏟아지는 당장의 비난 여론을 회피하기 위해 지소미아라는 ‘안보포기극’을 벌였다. 조국을 위해 우리 국민의 조국을 버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결국 이 정권은 안보에 대한 생각보단, 국익에 대한 생각보단 정권에 유리하냐 안 유리하냐만 생각하고 있다”며 “이제 답은 하나다. 우리가 빨리 정권을 교체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조국 청문회 3일간 하자”
한국당은 이날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3일간 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조 후보자 의혹만 해도 사모펀드 의혹, 사립학교 장사수단 의혹, 딸 의혹 등 봐야 할 논란이 굉장히 많다”며 “여당이 청문회에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면, 청문회 보채기가 진정성 있으려면 청문회 3일 개최 제안을 받아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진태 의원도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조 후보자 의혹 보도를 다 합치면 청문회 날 (기사) 제목만 읽어도 하루해가 질 판”이라며 “국민적 의혹을 풀기 위해 최소한 3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나 여당도 떳떳하다면 3일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며 “그래도 거부한다면 그때 야당은 청문회를 보이콧하고 특검과 국정조사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