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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업 다각화' 접고 '배터리 투자' 강력 드라이브

2019-08-25 11:35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포스코켐텍 2차전지 음극재 생산 라인. /사진=포스코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철강산업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하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신사업 부문에 강력한 투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간 포스코는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과거가 있어 이번 신사업에 신중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해외 첫 공장을 중국에 건설하며 2차전지(배터리) 소재 시장 진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차전지 사업을 일찍 시작했지만 육성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포스코케미칼(옛 포스코켐텍)은 지난 2010년 LS엠트론으로부터 사업부를 36억원에 인수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스코켐텍은 2012년 음극재를, 2014년 포스코ESM이 양극재를 생산했다. 하지만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에너지와 자원을 중점사업으로 낙점해 그간 배터리 소재 부문에 대한 투자는 미흡했다. 그러다 최정우 회장이 지난해 선임되며 8년여 만에 2차전지 소재가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포스코는 향후 5년간 신성장 사업에 10조원을 쏟는데 이 중 대부분을 2차전지 소재 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투자액은 3739억원이다.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 사업 투자에 대해 신중함을 기하는 이유는 그간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007년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연료전지업체 퓨얼셀 에너지 주식을 취득하며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매출과 투자 현황 등을 볼 때 사실상 연료전지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료전지 사업은 지난 2016년 영업적자 924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1062억원으로 적자가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약 1500억원에서 지난해 895억원으로 줄었다. 미국 퓨얼셀 에너지 주식 절반인 130만주를 매각한  점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포스코는 지난해 8777억원의 손상차손을 입힌 합성천연가스(SNG)사업을 중단했고 올해 초에는 포스코 기술력의 상징이었던 압축연속주조압(CEM)라인 가동도 멈췄다. 

10년 넘게 적자가 이어진데다 환경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마그네슘 소재 사업 향방도 불투명하다. 최근 내부적으로 순천 마그네슘 판재 공장 매각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순천 공장이 매각되면 포스코는 공식적으로 마그네슘 사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포스코 중국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이처럼 포스코의 신사업이 정리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최 회장은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밝은 전망에도 무리한 투자보다 캐파를 늘리는 수준으로 대응하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분야에 3739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합작사인 피엠씨텍은 음극재 및 전극봉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생산한다. 

투자금은 설비 증설에 중점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2191억원을 양극재 설비 증설에 투자해 생산량을 현재 1만5000톤에서 3만9000톤으로 끌어올린다.

포스코는 지난 22일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서 첫 양극재 해외공장 준공식을 열며 본격적인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1월 신사업 확대와 2차전지 소재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연 5000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인 절강포화 설립을 승인했다. 포스코가 60%, 현지 업체인 화유코발트가 40%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절강포화는 1년여 이른 올해 말부터 양극재 양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사와 손을 잡음으로써 원가 경쟁력은 물론 안정적인 원료 수급을 할 수 있게 됐다. 

음극재 생산설비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액은 1598억원으로 증설은 지난 1분기 기준 25%가량 진행됐다. 세종시 전의산업단지에 있는 음극재 생산공장은 증설을 마치면 5만톤에서 7만4000톤으로 캐파가 늘어난다. 

포스코는 오는 2030년까지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20%와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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