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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국면전환용 정치판결에 한국경제 좌초 위기

2019-08-29 17:34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년간 이어져온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이 파기 후 고등법원으로 환송하는 것으로 결론났지만,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태에 대한 국면전환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치판결에 한국경제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전원합의체는 29일 오후2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포괄적 현안으로 승계작업이 존재해 대가관계가 인정된다"며 "법리와 증거를 비추어보면 구입한 말들에 대하여 피고인 최서원에게 있었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뇌물로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며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당초 상고심 핵심쟁점 중 하나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측에 전달한 '말 3마리' 구입비용을 뇌물로 인정할지 여부였는데, 대법 전원합의체는 이에 대해 인정했을 뿐더러 삼성에게 포괄적 현안으로 승계작업이 존재하고 대가관계를 인정한다고 보았다.

이날 선고는 이 부회장에게 가장 큰 치명타를 입혔을 뿐더러 한국경제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앞날을 시계제로 상태로 만들었다.

대법 전원합의체가 뇌물 액수 50억원을 추가로 인정했고 경영권 승계에 대한 '묵시적 청탁'도 인정하면서, 파기환송심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와 함께 재수감 가능성도 커졌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전원합의체는 29일 오후2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해 파기환송을 결정했다./사진=연합뉴스


전원합의체는 이날 선고에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작업을 했음을 알 수 있다"며 "승계작업은 그에 대한 박 전 대통령과의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었다. 승계작업으로서의 성격으로 이루어지는 각각의 현안을 특정하여 증명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해 파기환송심에서 삼성측 법리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또한 이날 선고에 대해 "일본 수출규제 강화 및 미중 무역전쟁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경제계 불확실성이 지속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에 크나큰 악영향을 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판사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전화통화에서 선고에 대해 "완벽한 정치적 결론"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그에 부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김명수 대법원 체제가 오늘 바로 집행유예 확정을 줄리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별개의견에서 나왔던 주장은 소수의견일뿐, 향후 문재인정부는 이재용의 삼성을 최대한 활용할 생각일 것"이라며 "갖고 있는 카드를 서둘러 찢거나 돌려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삼성측은 고등법원에서 집행유예 유지를 위해 사활을 걸수밖에 없다"며 "이제 2년 정도는 계속해서 정권과 사법부의 눈치를 보는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면서 대일 협상이나 대외적인 카드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부터 일종의 통제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대기업 법조자문을 맡고 있는 한 법조계 인사는 "삼성으로선 오너의 안위가 최우선이기에 정권 눈치를 계속해서 볼 것"이라며 "국내 최대기업이자 한국경제를 이끄는 삼성의 수장이 또다시 자리를 비울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법관에 따라 이번 사안을 다르게 판단한다"며 "정치적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불확실한 사안(말 소유권 인정여부) 때문에 한국경제가 위기에 몰려서 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징용 판결로 인한 일본의 수출규제 시작으로 삼성을 둘러싼 대외악재가 산적해 있다"며 "굳이 삼성전자가 전사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초대형 투자사업을 별개로 하더라도 기존의 사세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오너 리더십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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