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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판 대통령' 만들기…4개월만에 최고인민회의 열고 헌법개정

2019-08-30 17:57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회의를 열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했다. 1차회의를 연지 4개월만에 그것도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직후 북한이 또다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면서 김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회의에서는 헌법 개정과 인사 등 내부 현안만 다뤘다. 

대신 북한은 이날 사회주의헌법 수정 보충을 통해 국무위원회 위상을 '최고령도자의 유일적 령도를 실현하는 중추적 기관'으로 공고히했다.  

국무위원장의 임무와 권한에 대해서는 "최고인민회의 법령, 국무위원회 주요 정령과 결정을 공포한다", "다른 나라에 주재하는 외교대표를 임명 또는 소환한다"고 명시했다. 책임성과 대표성을 명확히한 것이다. 나아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거하지 않는다"고 규제함으로써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령도자로서의 법적 지위도 분명히 했다. 

국무위원장에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권한을 이관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권능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 정상국가화 조치를 통한 외교고립 탈피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새로 연구개발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8월 25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가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0일 북한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연 최고인민회의 특징 분석자료에서 국무위원장에게 최고인민회의 법령과 국무위원회 중요 정령·결정 공포권, 그리고 외교대표 임명권·소환권을 부여한 데 대해 “일련의 정상국가화 조치의 연장선인 동시에 해외대사들의 위상과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외교고립 탈피 노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또 국무위원장과 함께 역할과 위상이 높아진 국무위원회의 산하 기구 신설과 확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우리식의 국가관리체계 완비’라는 표현을 사용해 관리기구의 설립 및 확대 필요성을 암시했고, ‘국무위원회는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 국무위원회 정령, 결정, 지시집행 정형을 감독하고 대책을 세운다’는 헌법 109조 2항이 있으므로 집행을 위한 관리기구 필요성이 증대됐다는 분석이다.

이어 북한이 이번에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맡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을 삭제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북한이 헌법 신설 조문에서 소환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고인민회의의 소환권 삭제 가능성이 있고, 추대 방식의 관행화 가능성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회의 의정보고에서 “국무위원장은 전체 조선 인민의 총의에 따라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하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는 선거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새로운 조문으로 규제”했다면서 “전체 조선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와 염원에 의하여 추대되는 우리 당, 국가, 무력의 최고영도자라는 것이 법적으로 고착”됐다고 밝혔다. 기존 헌법 91조에서 최고인민회의가 국무위원장을 선거 또는 소환한다고 규정했던 것과 달리 소환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추대를 법적으로 뒷받침한 셈이다.

북한이 예년과 달리 8월 말 최고인민회의를 연데 대해서는 정권수립기념일인 9·9절과 김 위원장 또는 최 상임위원장의 10월1일 신중국 창건 기념일과 10월6일 북중수교 70주년을 계기로 한 행사 참석에 대비해 준비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조직개편과 관련해 지난 4월 1차 회의 이후 보완 수준에서 최소화했다며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박용일로 교체한 것은 세대교체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박용일이 1960년대 중반생으로 직책의 관례상 다소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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