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31일 서울 종로에서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주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일대에서 연 집회에 이어서다. 전날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고향인 부산에서도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당원과 지지자 약 5만여 명(한국당 추산)이 운집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정권은 실패한 정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종로구 사직공원 앞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이 정권 들어와서 불과 2년 만에 대한민국이 사라져 버리고 있다. 경제가 무너졌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으며 안보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앞으로 3년 더 지나면 이 나라는 완전히 망할 텐데 그냥 놔둬도 되겠나, 대한민국을 살리는 일에 제 목숨을 바치겠다. 목숨을 걸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는 특히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법무장관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또 “며칠 전 (검찰이 조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는데, 이 정권은 수사 대상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사람을 법무장관 후보로 내세웠다”며 “이제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에) 압력을 넣고 있다. 희한한 정부”라고 질타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조국을 살리려고 나라 안보까지 무너트리고 있다”며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는 왜 갑자기 파기해버렸나, ‘조국 구하기’라는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강행 처리한 데 대해서도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정의당을 끌어드리려고 정의당 마음에 드는 선거법 통과를 추진한 것”이라며 “국회가 이래도 되나 이런 엉터리 정권을 우리가 심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 대표에 앞서 연단에 선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주 정개특위에서는 정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신독재 국가’의 완성이다. 그것의 결정판은 법무장관 후보자로 조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가 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하게 됐는데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이쯤 되면 지명철회가 도리”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총반격이 시작됐다. 유시민·김부겸·이재명이 이야기한다. 조국을 지키는 것이 자신들의 진영을 지키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물타기’를 위해 저와 당 대표를 공격하고 있지만, 당당하게 맞서고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국 후보자 사건, 특검 가자’고도 외쳤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청와대가 미군기지 조기 반환 추진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이 정부가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반미 DNA를 스멀스멀 보여주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지난번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할 때 이 정부가 한미일 동맹이 아닌, 남북러 축으로 가겠다는 의도를 간파했다”고 말했다.
집회 첫 연사로 나선 정미경 최고위원은 “조국이 누구냐, 곧 구속될 피의자”라며 “민주당과 유시민 같은 사람들은 조국을 반대하면 전부 악당이라고 몰아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60%가 그들에 의해 악당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 사퇴 집회를 연) 대학생들이 외친 구호를 외쳐보자”며 ‘후안무치 조국은 사퇴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철회하라’ 구호를 청중들에게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