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에 따른 공급 충격이 돼지고기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중국 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중국 돈육 가격은 kg당 32위안까지 치솟으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병한 2018년 8월보다 돼지고기 가격이 50%나 비싸졌다.
공급 충격으로 중국의 돈육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7월에만 18만 톤을 수입했는데, 작년 7월보다 두 배 증가한 양이다.
덕분에 중국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유럽과 미국, 브라질, 캐나다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구제역 발병 이력 국가로 돈육 수출이 불가능, 아직까지는 직접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농촌농업부에 따르면, 7월 중국 돼지 사육 두수와 모돈 두수는 전년대비 32% 씩 급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전 3억 2000만 마리(모돈 3200만 마리)이던 사육 두수가 2억 2000만 마리(모돈 2200만 마리)까지 줄어, 약 1억 마리가 사라졌다.
생산능력으로 환산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심각, 새끼돼지를 낳는 모돈 1000만 마리 감소는 돈육으로 출하되는 돼지가 연간 2억 마리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모돈 1마리 당 연간 생산량은 20두 정도다.
돈육 연간 생산량은 5415만톤에서 3700만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의 연간 돈육 소비량은 5500만톤이다. 단순 계산하면 1800만톤을 수입해야 한다. 미국 연간 생산량(1200만톤)을 전부 수출해도 부족하다.
재고 효과로 중국은 일시적으로 돈육 가격 급등을 억제할 수 있었다. 살처분 돼지가 고스란히 재고로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고가 소진되면 공급 절벽이다. 갓 태어난 모돈이 초산돈(가임기)까지 250일, 임신(115일) 기간을 거쳐 출산한 자돈이 출하까지 180일 걸린다. 총 550일이다. 공급충격을 상쇄하기 엔 너무 긴 시간이다.
이미 7월부터 중국 내수가격 급등을 동반한 수입 급증이 시작됐다. '공급 절벽'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수입육 가격 급등은 시간 문제다.
국내 돈육수입 및 양돈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돈육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와 대중국 돈육 수출 기업들이 최대 수혜이고, 한국 양돈 기업들은 2차 수혜"라며 "수입육 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한돈 가격 상승에 반영된다. 이 또 한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