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입시제도 재검토를 주문한 것과 관련, ‘조국을 지키기 위한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기존 여야 합의대로 2~3일 개최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입시제도를 재검토하라, 청문회 때문에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정말 제 귀를 의심했다”며 “어떻게든 조국을 지키려는 모습이 정말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결국 조국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60%를 넘는 국민이 조국 임명에 반대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그들만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핵심 피의자인 조국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니, 검찰은 좋은 사람을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냐”며 “검찰에 조국을 수사하지 말라고 공개적 압박을 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의 근본 책임은 불법과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특혜와 특권으로 자녀를 키운 조 후보자는 물론 이런 사람을 법무장관에 앉히려는 대통령에게 있다”며 “지금 문재인 정권은 조국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안보와 국익을 무력화시키고, 사법 농단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국민인가, 조국인가”라며 “이 질문에 대답을 안 하고 피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 조국 지명을 철회하고, 그가 저지른 반칙과 특권을 응징하는 용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를 둘러싼 입시 비리에 대해서 문 대통령이 뜬금없이 대학입시제도 개편 필요성을 말했다”며 “지금 이 사건의 본질은 개인의 위법, 비리, 부패가 문제인데, 마치 제도의 문제인 것처럼 ‘물타기’하고 있다. 조 후보자 한 명을 지키겠다고, (조 후보자 딸이 대학에 입학한) 그해 대학 입학생 전부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드디어 합리성을 상실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본질을 흐리는 대통령에 대해 국민은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며 “이제는 대통령이 양심의 촛불을 켜 달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선 “‘오늘이라도 언제든 합의하면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청문회를 하려면 세 가지 안건이 채택돼야 한다. 언제 (청문회를) 하겠다고 하는 실시계획과 증인채택, 자료제출요구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그러나 여당은 29일 증인채택 건을 긴급안건조정위에 회부했다”며 “의도적 판 깨기이자 보이콧”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에) 소환한 증인이 불출석하지 않도록 출석을 담보하려면 5일이 걸린다. 오늘 (여야가) 합의하면 7일부터 청문회가 가능한데, 7일이 주말이라 저희가 9일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증인채택을 의결하지 않으면 누가 출석하겠나, 법대로 청문회 열 것을 민주당에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