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자/사진=한화큐셀·한화생명·연합뉴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화시스템과 한화종합화학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에이치솔루션이 한화그룹 경영 승계 해결사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장남)가 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차남)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씩을 보유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8일부터 지난 2일까지 ㈜한화 보통주 100만9689주, 종류주 42만27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를 통해 김 회장 및 특별관계자들의 ㈜한화 지분율은 30.47%에서 31.93%로 1.46%포인트 늘어났다.
이에 따라 경영 승계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형제가 그룹을 물려받고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측은 주가 방어·투자 등의 이유로 진행된 작업이라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실제로 김 전무(4.28%), 김 상무(1.28%), 김 전 팀장(1.28%)과 에이치솔루션(4.28%)의 ㈜한화 지분율을 합해도 11.12%에 불과하다.
양사의 자산규모 차이가 11배를 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합병 과정에서 주식교환이 이뤄지면 지분 획득을 위한 부담이 줄어들지만, 현재로서는 3형제가 취득할 수 있는 ㈜한화 지분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자회사 상장 등으로 에이치솔루션의 가치가 높아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1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다음달말 안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의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월말 한화시스템의 장부가를 4972억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이는 지분율 52.9%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100% 환산시 9400억원까지 높아진다.
한화종합화학 상장과 관련해 한화케미칼은 지난달 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15년 삼성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한화종합화학은 2021년 4월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으며, 현재 자문사 선정을 비롯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에이치솔루션은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 지분 14.49%와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 전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솔루션 배당을 통해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 3형제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75억원을 배당 받았으나, 이후 배당 액수가 급증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도 400억원을 배당 받은 것이다. 올 4월에도 400억원 상당의 중간배당이 결정됐다.
한편,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3형제가 김 회장의 ㈜한화 주식(22.65%·약 4575억원)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2745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50%)에 더해 대기업 최대주주 주식에 적용되는 할증률 2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